[오늘의 설교] 동양적 예수님의 길

입력 2015-01-02 02:29

1970년에 발표된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은 당시 서구 기독교 거부 운동이 들불처럼 퍼져나가던 시기에 쓰였습니다. 저자는 “높이 나는 갈매기가 멀리 본다”는 도덕적인 교훈뿐만 아니라 새로운 예수의 상을 말하고 있습니다.

모든 갈매기들이 먹이를 찾기 위해 서로 아귀다툼을 합니다. 조나단은 그럴 때 높은 하늘에서 날아다닙니다. 바람에 밀려 바다에 빠지기도 하지만 조나단은 피나는 노력을 멈추지 않습니다. 결국 5000피트 상공에서 시속 250㎞로 날게 됩니다. 높은 하늘에서 마치 작은 티끌처럼 보인 동료들을 바라보며 “가장 높이 나는 갈매기가 가장 멀리 볼 수 있다”는 진리를 터득합니다. 조나단은 새로운 세계에서 스승 치앙을 만나 자유는 곧 마음의 문제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치앙은 여전히 높은 하늘을 날겠다는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조나단에게 “너는 이미 최고인데도, 왜 최고가 되겠다는 집착에 사로잡혀 있는가. 네 안에 예수가 있다”고 일갈합니다.

우리가 만난 예수님은 서구 기독교가 추구한 예수입니다. 이 예수는 누구입니까. 우리가 사는 땅이 아니라 하늘에만 계시는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으로 섬겨야만 하는 분입니다. 기독교는 그들만을 특별히 사랑해서 믿는 자에게만 복을 주시는 기복의 예수일 뿐입니다. 그러나 리처드 바크가 갈매기 삶으로 보여주려는 예수의 모습은 무엇일까요. 첫째는 자기 성장을 위해 끝없이 정진하는 ‘수행자 예수’입니다. 결국 자기가 속한 사회에 편승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길을 가는 예수의 모습입니다. 하늘의 보좌를 버리고 ‘땅의 아들’로 수행자의 삶을 살았던 예수입니다. 이 예수는 세상 한복판에서, 고통의 현장에서, 세월호 참사로 304명이 수장당하는 그 현장에서 함께 계신 예수님이십니다.

둘째로 ‘치유자 예수’입니다. 예수는 수많은 병자를 치료하면서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 “(네 안에 있는) 네 믿음대로 될 것이다”고 말합니다. 여기에서 ‘믿음’은 우리 안에 잠재해 있는 생명 에너지, 바로 치유의 능력입니다. 하나님은 모든 질병을 치유해 회복할 수 있는 ‘생명의 빛, 치유의 빛’을 주셨습니다. 의사는 단지 도움을 줄 뿐, 몸속에 들어 있는 치유능력이 스스로 병을 고치는 것입니다. 예수는 병자의 내면에 잠재해 있는 하나님의 살아계신 능력, 치유와 회복의 능력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것이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는 뜻입니다. 예수의 길은 이웃을 섬기는 길이요, 십자가의 길입니다. 예수는 그 길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오늘도 우리에게 그 길을 가라고 촉구합니다. 그 길이 인류를 구원하는 길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오늘 한국교회는 이 길을 잃어버렸습니다.

오늘 우리는 예수께서 걸어가신 모습대로 세상을 살아야 합니다. 눈에 보이는 세계가 세상의 전부인 줄 착각하며, 거기에 코를 박고 살아가는 한국교회에 예수는 보이는 세계가 보이지 않는 세계에 의해서 지탱된다는 진리를 설파하십니다. 예수는 믿음의 세계, 깨달음의 세계, 생명의 세계는 밖에서가 아니라 네 마음에서 찾아야 한다는 진리를 가르치십니다.

“너에게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다. 네가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라. 그리고 나서 나를 따르라.”

김옥성 목사(서울 하늘씨앗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