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프로야구가 신생팀 KT 위즈의 가세로 첫 10구단 체제로 치러지게 되면서 경기 수도 팀당 128개에서 144개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기록 잔치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홈런과 안타, 다승, 세이브 등 누적으로 순위를 매기는 부문은 경기가 많을수록 성적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12년 만에 홈런 신기록 나올까=유례없었던 타고투저(打高投低) 현상으로 지난해 타격 부문에서는 많은 기록이 나왔었다. 서건창(넥센)은 한국 프로야구 최초로 200안타 돌파했고 박병호(넥센)는 역대 세 번째로 50홈런 고지에 올랐다. 3할 타자도 가장 많은 36명이 나왔으며 100안타 이상도 54명으로 최다였다. 올해도 타고투저가 예상되는 가운데 타격 부문 신기록들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뭐니 뭐니 해도 ‘야구의 꽃’인 홈런 신기록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승엽(삼성)이 2003년 56홈런을 날린 후 11년 동안 깨지지 않은 한 시즌 최다 홈런이 144경기 체제에서 깨질 가능성이 있다. 유력한 도전자는 지난해 52개를 친 박병호다. 지난해 페이스만 유지해도 58개 이상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서건창이 세운 최다안타 201안타도 1년 만에 바뀔 수 있다. 또 2003년 이승엽의 144타점, 2014년 서건창의 135득점도 경신될 수 있다.
‘국민 타자’ 이승엽이 개인 통산 400홈런 고지를 넘을지도 관심꺼리다. 현재 390홈런을 터뜨린 이승엽은 10개만을 남겨놓고 있다. 400홈런은 당분간 쉽게 깨지기 어려운 대기록이다.
◇최다 세이브 기록 경신 가능성=선수층이 얇은 우리 프로야구에서 투수의 기량을 타자보다 단시간에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경기 수의 증가는 타자보다 투수에게 체력적인 부담이 클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투수들이 새롭게 세울 수 있는 기록도 있다.
무엇보다 최다 세이브 보유자가 바뀔 개연성이 있다. 역대 최다 세이브는 오승환(일본 한신)이 삼성 시절인 2006년과 2011년에 세운 47세이브다. 손승락(넥센)이 2013년 46세이브로 근접한 바 있다. 마무리 투수가 세이브를 챙길 수 있는 경기가 팀당 16경기나 늘어난 만큼 신기록에 도전해볼 만하다.
선발 투수들이 3∼4경기 더 등판이 가능해진 만큼 20승 정복도 수월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밴헤켄(넥센)이 2007년 리오스(두산) 이후 7년 만에 20승 고지를 정복한 바 있다. 하지만 1983년 장명부(삼미)의 30승은 경기 수가 늘어나더라도 넘어서긴 어려울 전망이다. 30년째 깨지지 않고 있는 1984년 최동원(롯데)의 탈삼진 223개도 바뀔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창용(삼성)은 통산 200세이브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199세이브인 임창용은 1세이브만 더하면 역대 4번째 200세이브이자, 최초의 ‘100승-200세이브’ 투수로 우뚝 서게 된다. 셋업맨 안지만(삼성)도 첫 통산 150홀드, 4년 연속 20홀드를 노린다.
◇감독 및 구단 기록은=3년 만에 프로무대로 돌아온 김성근 한화 감독은 통산 1300승에 도전한다. 현재 1234승으로 66승이 남았다. 달성할 경우 김응룡 전 한화 감독(1567승)에 이어 두 번째다. 다만 2009년 이후 하위권을 전전해온 한화가 지난 6년간 매 시즌 60승 이상을 거둔 적이 없다. 올해 지옥훈련을 소화한 한화 선수들이 스승의 기록 경신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역대 최다 승리 구단이 탄생할 수도 있다. 한 시즌 최다승은 2000년 현대가 기록한 91승(승률 0.695)이다. 2위는 2010년 SK가 세운 84승(0.632)이다. 올해는 확률 상 91승 이상이 가능하다는 예측이 많다. 144경기에서 91승을 하려면 0.632정도의 승률을 올리면 된다. 특히 신생팀 KT가 1군 무대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다른 팀들에게 승수를 올려줄 공산이 크다. 하지만 프로야구 초창기에 나왔던 7할 승률 우승은 팀들의 기량이 어느 정도 평준화돼 쉽지 않다. 아울러 지난해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통합 4연패를 달성한 성공한 삼성은 5연패를 위해 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400홈런·200세이브 ‘카운트다운’
입력 2015-01-02 0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