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1 노조 “임금협상 사측에 위임”… 20년 연속 無교섭 타결 기록

입력 2015-01-02 02:42
국내 대기업에서 20년 연속 임금협상 무교섭 타결이 이뤄졌다.

E1은 1일 “노동조합이 2015년 임금에 관한 모든 사항을 회사에 위임했다”고 밝혔다. LS 계열사로 LPG(액화석유가스) 수출입과 저장·충전 업체인 E1은 1996년부터 연속으로 임금 협상 무교섭 타결을 이루고 있다.

노동조합 관계자는 “LPG 사업 기반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가 경영 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임금 관련 모든 사항 위임을 결정했다”면서 “이러한 노력이 회사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자용 E1 회장은 “저유가 시대가 도래하는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새로운 도약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임직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나아가자”고 화답했다.

E1이 20년 동안 노사 간 무교섭 임금협상 타결 성과를 이어가게 된 비결은 상생과 소통의 문화를 기반으로 한 노사 간 굳건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먼저 회사에서는 직원들이 회사의 비전을 공유하고 경영현안 등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는 자리인 경영현황설명회를 분기에 1회 정도 열었다. 설명회에서는 구 회장이 직원들을 상대로 직접 회사 실적과 현황, 최근 정책적 이슈 등에 대해 설명하고 의견을 청취했다. 또 워크숍이나 단회대회, 간담회 자리를 자주 열어 회사 측 인사담당 임원 등이 노조 관계자와 만나 노조 측 건의사항이나 회사 경영방향 등에 대한 여론도 수렴했다.

E1 관계자는 “회사에서 먼저 직원을 배려하고 경영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해 공유하고 있다”면서 “직원들도 회사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다 보니 무리한 요구도 하지 않고 경영진이 경영에만 집중할 수 있게끔 지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구 회장은 “지난해 민간 에너지업계 최초 무재해 30년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데 이어 20년 연속 임금 무교섭 위임으로 미래 지향적인 노경 관계에 있어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면서 “앞으로도 상생과 화합의 자랑스러운 노경 문화를 이어나가자”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