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의 2014년 정유부문 적자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 4사가 지난해 3분기까지 낸 적자는 9711억원이다. 더구나 4분기에는 국제 유가가 50달러대로 폭락하면서 정유사의 적자 규모가 더 커졌다. 유가 하락 시에는 스프레드(원유 가격과 석유제품 가격의 차이)도 하락해 정유사의 정제마진이 떨어진다. 또 원유 도입 후 정제해서 판매까지 40∼50일 소요되는데, 이 기간 유가가 급락하면 재고 가치도 덩달아 떨어져 실적에 재고평가 손실로 반영된다.
정유사들은 유가가 오르든, 내리든 쉼 없이 원유를 수입해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한 해 사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유가를 예측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내 정유 4사 가운데 3곳은 2015년 두바이유 가격을 배럴당 65∼70달러로 보고 새해 사업계획서를 작성했다. 1곳은 80달러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올해 초반까지는 저유가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정유사들도 올 상반기까지는 수요 대비 공급 우위 상태가 계속되면서 두바이유 가격이 4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하반기에는 저유가 상태를 못 버틴 미국의 셰일오일사 등이 구조조정되고, 신규 유전개발이 둔화되면서 유가 반등으로 이어져 70∼80달러 선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경제가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란 전망도 유가 상승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한편 두바이유 가격은 2014년 마지막 날에도 소폭 하락해 배럴당 53.6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해 1월 평균 거래가격(104달러) 대비 50%가 하락했고, 60달러 선이 무너진 데 이어 50달러 선도 위협하고 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브렌트유도 내려 각각 53달러 선과 57달러 선에 거래됐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경기 불황에다 원유 수요 대비 공급 우위 상태가 계속되고 있어 당분간 유가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정유4사 2014년 적자 첫 1조 넘어선 듯
입력 2015-01-02 0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