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저자의 깊은 묵상이 빚어낸 아름다운 시와 글로 엮어져 있다. 평소 즐겨 찍어온 사진들도 같이 담았다. 묵상으로 한해를 시작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다.
서울 성락성결교회를 담임하는 저자는 ‘더불어 사는 삶’이 주는 유익에 대해 다시한번 안내한다. 왜 더불어 사는 삶이어야 하는가? “더불어 산다는 것은 하나님이 사람을 만드신, 말하자면 사람의 ‘태생적 팔자’다. 어디 혼자서 살 수 있는 사람 있는가. 우리는 언제나 더불어 산다. 사람은 더불어 살면서 다른 사람의 얼굴을 바라볼 때에야 사람이다. 삶은 언제나 다리일 때 의미가 있다. 우리는 모두 다리다.”(213쪽)
각박한 시대, 이기적으로 살아가는 이 시대에 우리 그리스도인 만이라도 ‘다리’ 역할을 잘 해야 한다. 서로를 이어주는 다리가 제 역할을 잘할 때 비로소 우리는 행복을 느끼고 웃을 수 있다.
책 제목처럼 저자는 ‘함께’라는 삶의 키워드를 통해 모두 같이 행복해지길 바란다. 2013년 9월에 몸이 아픈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며 쓴 시에서도 “온몸으로 함께 기도하는 이 있으니, 우리는 함께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랑하는 사람아,/몸에 걸머지운 아픔은/왜 그런지 오래 묻지는 마/지새우는 번민의 밤이 길 수도 있겠지만/누가 그랬는지는 따지지 마/오래전에 이 땅의 삶을 걸었지만/엊그제 함께 마신 것처럼 가까운/그 아름다운 이들도 제 십자가 졌으니… 그대 아픔을 제 영혼으로 부둥켜안고/온몸으로 함께 기도하는 이 있으니,/우리는 시나브로 함께 아름다워지는 거야”(시 ‘우리는 함께 아름다워지는 거야’ 중에서)
공감이 삶을 아름답게 한다고도 전한다. “공감해주는 사람이 없으면 심정이 메말라간다. 심하면 심리적 죽음에 이른다. 살았으나 사실은 산 것이 아니다. 마음이 죽었는데 육체만 연명하는 게 무슨 삶이랴.”(88쪽) 그는 “사랑의 공감이 사람 사는 사회를 찬란하게 한다. 사람이 사람다운가는 사랑의 공감을 헤아리면 알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 무엇이 삶을 아름답게 할까. “관심과 배려로 열리는 이 아침이 참으로 고마워 가슴이 저리다”고 고백한다. 허나 우리는 미련한 인간이기에 알면서도 손해나는 쪽으로 행동한다. 그렇다고 스스로를 미련하다고 생각지도 않는다. 다 자기 잘난 맛에 살아간다. “내일 일이 어떻게 될지 알지 못한다. 제 몸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알지 못한다. 큰 손해가 날 일인데도 분을 참지 못하여 일을 그르친다. 행복하게 살려면 지혜가 필요하다. 사랑하는 지혜 말이다.”(159쪽)
사랑하며 살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행복한 새해를 누려야하지 않을까. 그럼 사랑하자. 그리고 ‘이어주는 다리’로 살아가자.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책과 영성] ‘더불어 사는 삶’ 향한 깊은 묵상
입력 2015-01-03 0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