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 건진 한 문장] ‘나이 든다는 것’

입력 2015-01-03 00:53
나이가 든다는 건 바퀴가 굴러가는 것과 같다. 받는 데서 주는 쪽으로 성숙해가고 삶이 죽음을 값지게 만들면서 인생의 주기를 매듭지어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이 드는 걸 감추거나 부정할 필요가 없다. 삶의 신비를 벗겨 그 실체를 서서히 드러내는 성장 과정으로 이해하고 인정하고 경험해야 한다…. 늙는다는 건 낙심의 사유가 아니라 소망의 토대이고, 조금씩 퇴락해가는 것이 아니라 차츰차츰 성숙해가는 과정이고, 이를 악물고 감수해야 할 운명이 아니라 두 팔 벌려 맞아들여야 할 기회다. 그러므로 노인이든 노인을 볼보는 이든 나이듦이라는 인간의 보편적인 경험, 치유와 새로운 생명력이 샘솟는 그 체험을 통해 서로를 인식하게 되기를 바란다.

‘나이 든다는 것’(헨리 나우웬 지음, 최종훈 옮김/포이에마) 17·2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