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노트-박강월] 안이 즐거운 새해

입력 2015-01-03 00:20
송사리 떼가 노니는 맑은 개울물, 크리스털 오리 한 쌍, 유리병 속에 담긴 색색의 피클, 영화 슈퍼맨의 수정 집…. 나는 이런 것들이 참 좋다. 언젠가는 엔진이나 연료통 같은, 내장이 훤히 드려다 보이는 정교하게 만든 미니 크리스털 자동차를 본 일이 있는데, 그 아름다운 모습은 결코 잊을 수가 없다. 왜일까를 생각해 보면, 내장된 엔진이 18금이어서도 아니고 아마 투명함이 주는 아름다움 때문이리라.

새벽 골방에 홀로 앉아 기도드릴 때면 종종 그 크리스털 자동차를 떠올리곤 한다. ‘나’라는 존재를 조성하고 있는 영과 혼과 육이 그렇게 투명하다면 깊이 감춰진 작은 죄의 인자와 몸속 어딘가에 숨어 있는 질병의 요인까지도 밝히 찾아낼 수 있어 그 즉시 예수님의 십자가 보혈로 정결케 하고 치유 받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훤히 비치는 내 몸을 들여다보며 “어? 십이지장에 문제가 있나? 어머나! 저 혈관엔 혈전이 생겼네?” 그리될 수만 있다면, 무엇보다 나를 무너뜨리려는 어둠의 영들이 내 안에 뿌리내릴 여지조차 줄 수 없이 예수 이름의 권세로 즉시 물리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보기도 한다. 그런데 네 해 동안의 투병생활을 통해 깊은 기도 안에서는 그것이 가능함을 알게 되었다. 기도란 예수 그리스도의 밝은 빛으로 어둠 속에 감춰진 모든 것이 훤히 비취고, 내 안의 모든 것이 드러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안이 즐겁다!”라는 광고문안을 보고 크게 공감을 한 일이 있는데, 새해에는 쉬지 않는 기도로 성령님은 물론 그 누가 들여다볼지라도 뭇사람들에게 비치는 그럴싸한 나의 바깥 모습뿐 아니라 내 안도 언제나 즐거운 사람으로 살고 싶다.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날이여! 모두가 나를 만드는데 필요한 소중한 날들이여!” 수정 같이 밝고 투명한 햇살이 쏟아지는 새해 새 아침을 나도 시인처럼 소망을 가득 담아 힘차게 외쳐본다.

박강월(수필가·주부편지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