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소리-노재경] 2015년 교회교육으로 다시 시작하자

입력 2015-01-02 02:18

2015년이 시작됐다. 올해가 작년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기독교계도 마찬가지다. 한국교회가 성장 동력을 상실했다는 말에 놀라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래서 현장을 한번 보기로 했다. 두 달 동안 전국 교회를 탐방하며 문제점과 대안을 찾았다. 그 결과 성급한 결론일지 모르지만 지금 이대로는 희망을 발견할 수 없었다. 누군가는 희망을 만들어 내야 했다.

먼저 교회를 탐방하면서 공통적으로 발견한 점은 교회교육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주일 학생들이 교회에서 보내는 시간은 1시간∼1시간 30분 정도였다. 대개 1시간 정도 예배드리고 30분 공과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 시간마저 앞뒤 자르고 10여분 정도 교사가 가르쳤다. 차량 운행하는 시간마저 당겨지면 5분 정도 성경구절 읽고 허겁지겁 가방을 싸기에 바빴다. 또 교사는 장년예배 준비를 위해 공과공부 시간을 대충 때우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다 보니 찬양이나 대그룹 위주의 예배를 더 강화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었다.

그렇다면 예배 시간에 아이들이 제대로 집중하고 있는가. 고개 숙여 휴대폰을 만지거나 졸고 있었다. 일어나 찬양할 때 겨우 몸을 움직일 뿐이었다. 결론적으로 시간도 부족하고 내용도 부실했다. 대그룹 교육이든 소그룹 교육이든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은 수십년 간 지속됐다. 한국교회가 지금 위기를 맞이한 것은 당연한 결과다. 단적으로 말하면 지금 한국교회는 교육이 없다. 아이들 숫자가 많아 교육이 잘되고 있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거품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과연 교육이 희망이 될 수 있는가. 대답은 교육만이 희망이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교육이 사람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현대 뇌 과학은 머릿속에 있는 시냅스가 교육으로 변화될 수 있고 개선되며 재생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행동 변화도 가져올 수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진리로 바르게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님은 인간을 교육적 존재로 창조하셨다(창 1:28, 2:16∼17). 이런 점에서 교육의 본질을 묻는다면 인간형성(Human Building)이라고 할 수 있고, 교회 교육적 관점에서 말한다면 하나님 말씀과 성령 사역을 통한 인간 재형성(Human Rebuilding)의 여정이라고 할 수 있다(요 3:3).

교회교육은 분명한 목적을 가져야 한다. 단순히 성경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성경의 가르침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사람을 만드는 것이다. 이 말은 교회나 가정에서 성경을 가르친 것으로 교육이 끝났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성경 말씀을 배우는 사람에게 초점을 맞춰 그가 어떤 사람이 되어 가고 있느냐에 주목해야 한다는 말이다.

두 번째로는 교육이 넘어야 할 장벽을 보았다. 그것은 학생들이 도구화되고 주변화된다는 것이었다. 지금 교회 상황은 어떠한가. 주일학교가 교회의 부속품처럼 취급되고 있지는 않은지 우려스럽다. 이런 구조에선 참된 인간상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특별히 교육은 복합적이다. 아이들은 일직선으로만 자라지 않는다. 때로는 먼 길을 돌기도 하고 쉬었다가 자라기도 한다. 모든 꽃이 봄에만 피지는 않는다. 여름에 피는 꽃도 있고 국화 같이 가을에 피는 꽃도 있고 엄동설한에 피는 동백과 매화도 있다. 긴 기다림이 필요하다.

이제 한국교회는 치밀한 계획과 역량 결집을 통해 교회교육을 세워야 한다. 교육이 바로 설 때 2015년 한국교회에서 다시 희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노재경 목사(예장합동 총회교육진흥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