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機 동체 음파탐지기에 포착… 女승무원 시신 수습

입력 2015-01-01 03:30
30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섬 팡칼란분에서 국가수색구조청 소속 구조대원들이 에어아시아 QZ8501편 탑승객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수습해 옮기고 있다. AP연합뉴스

에어아시아 QZ8501편 여객기 동체가 실종 나흘째인 31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바해 바다 밑에서 발견됐다. 해상 추락으로 탑승객 162명 전원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가족들은 절망 속에서도 사랑하는 이의 얼굴을 볼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가족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인도네시아 전체를 울리고 있다.

이날 오전 추가로 수습된 시신 중 한 구는 유니폼을 입은 여승무원으로 밝혀졌다. 소식이 전해지자 에어아시아 승무원 카이루니사 하이다르 파우지의 아버지 하이다르 파우지는 혹시 발견된 시신이 막내딸일까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올해 스무 살인 막내딸은 2년 전 입사했다. 마지막으로 딸을 본 것은 6주 전이었다. 파우지는 “예쁘고 똑똑한 딸은 언제나 비행을 꿈꿨다”면서 “승무원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만 딸을 말리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신이 하루빨리 찾아지면, 우리는 딸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딸이 죽어서라도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고기 조종사 이리안토의 딸은 전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아빠, 집으로 돌아와. 난 아직 아빠가 필요해”라고 썼다. 하지만 아직 아빠의 답신은 오지 않고 있다. 아내 로로 위디아는 “남편은 운항 중 비행기에 문제가 생기면 바다에 비상착륙할 수 있고, 그러면 자신과 승객들이 살 수 있다고 이야기했었다”며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리안토의 아버지 수와르토는 “무사히 돌아왔으면 좋겠지만, 신이 그것을 원치 않는다면 운명의 손에 맡기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탑승객 플로렌티나 마리아 위도도의 아버지는 아직도 비행기 사고 소식을 믿지 못하고 있다.

최근 대학을 졸업한 마리아는 싱가포르 출신 남자친구를 만나러 가기 위해 비행기를 탔다. 그는 SNS 프로필에 딸과 함께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을 걸어 놓고 무사히 살아 돌아오기만 기다리고 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이날 오전까지 총 7구의 시신을 수습했다. 이 중 한 명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어 사고 당시 비행기가 수면과 충돌하기 전까지 얼마 동안의 시간이 있었으리란 추측도 나오고 있다. 발견된 시신 중 일부는 구명조끼를 입지는 않았으나 서로 손을 잡은 상태여서 일가족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날 자바해 해저 30∼50m에서 사고기 동체로 보이는 물체가 수중음파탐지기에 포착됐으나 동체가 온전한 상태인지 부서진 상태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당국은 군함 3척과 군 정예 잠수부 수십명을 현장에 투입해 실종자 수색을 벌이는 한편 사고 원인을 밝혀줄 블랙박스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색 당국 관계자는 “2∼3m의 높은 파도와 강풍이 수색 작업과 잠수부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28일 오전 5시35분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에서 출발한 QZ8501편은 이륙 42분 만에 자바해 상공에서 교신이 끊겼다. 사고기에는 승객 155명과 승무원 7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