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니 박쥐가 에볼라 진원”

입력 2015-01-01 02:41
서아프리카 에볼라 사태의 시발점이 된 최초 감염자의 경우 박쥐로부터 에볼라 바이러스가 전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독일 로베르트코흐연구소 파비안 린데르츠 박사팀이 지난해 에볼라 최초 감염자로 파악된 기니 남동부의 두 살배기 남자아이인 에밀 오우아모우노가 지낸 마을에서 현지조사를 벌인 끝에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영국 BBC방송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밀은 지난해 말 에볼라에 감염돼 그해 12월 숨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에밀은 박쥐 떼가 서식하던 고목 주변에서 놀다 박쥐가 떨어뜨린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밝혔다. 이 고목은 에밀의 집에서 50m 정도 떨어져 있다. 이 고목은 현재 불태워졌으나 연구팀이 재에서 추출한 박쥐 배설물 등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 다만 연구진은 박쥐 떼가 사라져 박쥐를 직접 조사하지는 못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명공학 분야 권위지인 엠보(EMBO)에 실렸다. 과학계의 일부 전문가들도 그동안 아프리카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과일박쥐가 에볼라 바이러스를 옮기는 중간 매개 동물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을 제기해 왔었다. 에볼라 발병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명백한 감염 경로가 밝혀진 것은 없다. 다만 과학계에서는 사람이 직접 박쥐에게서 에볼라에 전염됐거나 박쥐한테 에볼라가 옮은 동물을 사람이 잡아먹고 감염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지금도 박쥐를 식용으로 많이 먹기도 해 이 과정에서 에볼라가 전염됐을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손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