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회항’ 사건으로 30일 밤늦게 구속된 조현아(40·여)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서울남부구치소에서 신입 여성 수용자 4∼5명과 함께 첫날밤을 보냈다. 이 ‘신입거실’에서 닷새쯤 적응 기간을 거친 뒤 독방에서 생활할지, 다른 수용자들과 지낼지 결정된다.
조 전 부사장의 여동생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반드시 복수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언니에게 보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황급히 사과했다. 조 전무는 트위터에 “치기 어린 제 잘못”이란 글을 남겼다.
31일 교정당국 등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 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조 전 부사장은 신입거실에서 첫 밤을 보냈다. 신입거실은 갓 수감된 이들이 일정 기간 생활하는 방이다. 4∼5명이 함께 지낸다. 조 전 부사장은 이곳에서 4∼5일간 다른 신입 수용자들과 함께 구치소 생활 전반에 대한 교육을 받고, 적응 기간을 거친다. 이후 독방과 혼거실(4∼5명이 생활하는 방) 중 어느 쪽에 배정할지 결정된다.
신축된 서울남부구치소는 16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다. 독방은 약 6.56㎡ 정도인 서울구치소보다 조금 넓은 것으로 전해졌다. 독방에는 접이식 매트리스와 담요, 관물대, TV, 1인용 책상 겸 밥상, 세면대, 화장실이 있다. 목욕은 공동 목욕탕에서 한다. 교정당국 관계자는 “구체적 내용은 개인정보여서 알려줄 수 없다. 원칙대로 할 뿐이고 재벌가 자녀라고 특혜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게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현민 전무는 조 전 부사장이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던 지난 17일쯤 문제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검찰이 조 전 부사장 휴대전화를 압수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문자메시지가 드러났다. 조 전무가 언급한 복수의 대상이 누군지는 확실치 않다.
파문이 일자 조 전무는 31일 트위터에 “정말 무어라 드릴 말씀이 없을 정도로 죄송한 마음입니다. 굳이 변명 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치기 어린 제 잘못이었습니다”라는 사과 글을 올렸다. 그는 “그날 밤에 ‘나부터 반성하겠다’는 이메일을 직원들한테 보낸 것도 그런 반성의 마음을 담은 것이었습니다. 부디 여러분의 너그러운 용서를 빕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막내딸인 조 전무는 올해 31세로 국내 대기업 임원 가운데 최연소다. 대한항공의 광고·SNS 및 커뮤니케이션전략담당 겸 여객마케팅담당으로 진에어 마케팅 담당 전무, 정석기업 대표이사 부사장도 맡고 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조현아 구치소의 첫날밤… 특별대우 없었다
입력 2015-01-01 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