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발적인 범행인가 계획적인 살인인가. ‘가방 속 할머니 시신’ 사건 피의자 정형근(55·사진)씨의 범행 동기를 놓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지난 20일 인천시 남동구 자신의 집에서 전모(71·여)씨를 흉기로 찌르고 둔기로 머리를 때려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여행가방에 넣어 인근 빌라 주차장에 유기한 혐의(살인) 등으로 체포된 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30일 밝혔다.
정씨는 경찰에서 술에 취해 말다툼하던 중 화가 나 전씨를 살해했다고 진술했지만 말다툼 원인과 범행과정 등을 명확하게 진술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정씨의 진술이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 프로파일러 등을 동원해 범행 동기와 경위에 대해 심층 조사하고 있다.
정씨는 전씨를 살해한 후 서울 개봉동의 한 은행 현금인출기에서 아들의 체크카드로 현금 45만원을 찾았다. 이 돈으로 하루 숙박료를 내고 모텔에 투숙한 정씨는 다음날인 24일 오전 모텔에서 나와 다시 걸어서 서울 신림동을 거쳐 관악산에 올랐다. 이어 남산 바위 밑에서 이틀간 지내다 28일부터 노숙인들과 함께 지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때 경찰의 추적을 받던 자신의 휴대전화를 버렸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범행 동기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며 “사건 현장에서 정씨의 DNA와 범행도구 등 증거가 확보된 만큼 조만간 정확한 범행 동기와 사건 경위가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29일 오후 7시쯤 거울 을지로5가 훈련원공원에서 노숙인 2명과 술을 마시다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가방 시신’ 사건 범행 동기 뭘까
입력 2014-12-31 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