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어르신을 위해 봉사하던 여고생들의 따뜻한 마음이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30일 강원도 원주경찰서에 따르면 원주상지여고 2학년에 재학 중인 차진아(17) 이정은(17)양은 지난 28일 낮 12시55분쯤 원주시 원동 집에서 쓰러져 있는 정모(72) 할머니를 발견해 응급조치하고 병원으로 후송했다. 여고생들의 따뜻한 마음과 관심이 위급상황에 처한 정 할머니를 구한 것이다.
상지여고 봉사동아리 ‘은조’에서 활동하는 차양과 이양은 지난해 6월부터 정 할머니를 돌봐왔다. 이들은 사고가 나기 전날인 27일 토요일에도 정 할머니 집을 찾아 봉사활동을 했다.
이들 여학생은 28일 원주 지역의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떨어지는 등 강추위가 몰려오자 정 할머니가 걱정이 돼 안부전화를 했다. 하지만 전날 봉사활동을 위해 만났던 할머니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순간 걱정이 몰려온 차양과 이양은 부모님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차양은 아버지의 차량으로, 이양은 시내버스를 이용해 할머니 집으로 한걸음에 달려갔다.
이양보다 먼저 할머니 집에 도착한 차양은 아버지와 함께 119구급대에 연락하고 나서 의식이 없던 정 할머니의 입속 이물질과 틀니를 제거하는 등 응급조치를 했다. 정 할머니는 현재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다.
이들 여고생은 “할머니가 빨리 건강을 회복했으면 좋겠다”며 “추운 날씨에도 많은 도움을 준 119 구급대원 아저씨들에게 감사한다”고 수줍어했다. 차양의 아버지 차재상씨는 “아이들이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이 정말 대견스러웠고, 어른이지만 아이들에게도 많이 배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원주=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70대 홀몸 어르신 구한 여고생들의 안부 전화
입력 2014-12-31 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