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욕에서 2명의 경찰이 총격을 받아 사망한 데 이어 LA에서도 경관 피습 사건이 발생했다. 여기에다 지난 8월 LA 경찰의 총격으로 숨진 흑인 청년의 부검 결과가 공개돼 흑인사회가 반발하고 있다. 경찰과 흑인사회 양측의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점점 위험수위로 치닫는 양상이다.
29일(현지시간) LA경찰 당국의 발표에 의하면 전날 밤 LA 남쪽 후버 스트리트 인근에서 순찰을 돌던 경찰관 2명이 순찰차 안에서 괴한 2명으로부터 총격을 받았다. 경관들은 총격 직후 차를 버리고 탈출해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의 검거작전으로 용의자 1명은 체포됐으나 나머지 1명은 도주했다.
밥 그린 LA경찰 부본부장은 “이번 사건은 명백한 매복습격”이라고 규탄했다. 앤디 나이맨 경위는 “우리는 뉴욕 사건을 잘 알고 있으며, 현재 경찰 내에서 일종의 불안감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이 인종 차별과 과도한 공권력 집행으로 지탄받으면서 미 전역에서는 최근 경찰 대상 범죄가 잇따랐다. 경찰들 역시 수개월째 계속되는 규탄 시위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지난 주말 경찰 총격 사망사건의 희생자인 라파엘 라모스 경관의 장례식에 참석했다가 단체로 등을 돌리는 경찰들의 항의 시위에 굴욕을 당했다. 이어 29일에는 뉴욕경찰학교 졸업식에 참석했다가 또다시 야유를 받았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평소 인종차별 철폐시위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혀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월 백인 경관 2명이 쏜 총에 맞아 숨진 흑인 청년 이젤 포드의 부검결과가 또 한번 긴장 국면을 조성하고 있다. 부검 결과에 따르면 포드는 경관 2명으로부터 등과 옆구리, 팔 등에 3차례의 총격을 받았다. 검시관은 근접 거리에서 여러 차례 총격을 받았다며 ‘의도적 살해행위(Homicide)’로 분류했다. 하지만 분류와 관계없이 정당한 공무집행으로 입증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
포드와 경찰의 몸싸움 여부와 총을 빼앗으려 했는지 등 사건 경위와 책임 소재를 놓고 경찰과 포드 가족 간 공방은 향후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유족 측은 이미 연방정부에 7500만 달러(851억만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흑인사회가 곧 다시 한 번 폭발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LA에서는 지난 주말 경찰의 공권력 남용을 규탄하는 5000명 규모의 거리행진이 펼쳐졌다. 이날도 항의시위와 행진은 계속됐다.
정건희 기자
긴장 고조되는 LA… 흑인청년 부검 공개, 경관 순찰차서 피습
입력 2014-12-31 0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