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2·8 전대’ 대진표 드러났는데… 방향타 잃은 野, 리더십 살아날까

입력 2014-12-31 03:43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소회를 밝히고 있다. 구성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30일 2·8전당대회 후보등록을 마치고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당 대표 선거는 ‘5인 5색’으로 구색을 갖췄다. 하지만 일찌감치 문재인 박지원 의원의 ‘빅2 구도’가 형성되면서 흥행 요소가 반감됐다. 이제 남은 관심은 최근 2년간 두 차례나 비대위 체제를 꾸렸던 제1야당이 전대를 치르면서 리더십을 치유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친노무현계 좌장인 문 의원은 혁신, 호남 유력 중진인 박 의원은 통합을 각각 기치로 내걸었다. 차기 총선 불출마의 배수진을 친 문 의원은 가장 앞서 있다는 분석이다.

문 의원은 후보등록 후 첫 공식 현장 행보로 서울 연희동에서 당원 간담회를 가졌다. 3대 당원 가족 등 이색 경력을 지닌 당원들이 초청 대상이었다.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만큼 ‘당심’ 보완에 총력을 쏟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호남 당원들의 마음을 얼마나 여느냐가 최대 숙제가 될 전망이다.

박 의원은 문 의원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30일 트위터 글에서 “(문 의원은) 참으로 선하고 맑은 분으로, 대선 후보의 길로 가시길 진짜 바랐는데 당을 위해 너무나 안타깝다”며 “대선 후보를 꿈꾸는 사람은 이미지 관리 때문에 이 난국을 헤쳐나갈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충남을 방문한 데 이어 31일부터는 2박3일간 호남에서 강행군을 한다.

문, 박 의원은 새해 첫날부터 광주 무등산 등산 일정이 겹쳐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비노·중도 성향을 대표해 출마한 박주선 의원은 출마 기자회견에서 중도개혁 정체성 확립을 표방했다. 그는 “대선 패배의 모든 책임을 져야 할 분들이 또 다시 당 대표 선거에 나섰다”며 “빅2라고 하는데 ‘망2’, 민주당을 망가지게 한 장본인들”이라고 비난했다.

고(故) 김근태 의원 계열인 민주평화국민연대 출신의 이인영 의원은 운동권 등 진보그룹의 단일 후보다. 리더십 교체를 내건 이 의원은 “중진과 소장, 관성과 혁신, 주류의 대세와 변방의 도전이 맞붙는 대격돌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부산 3선인 조경태 의원은 계파 청산과 세대교체론을 앞세워 이변을 연출한다는 복안이다.

5명을 뽑는 최고위원에는 전병헌 주승용 이목희 정청래 오영식 문병호 유승희 의원과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 노영관 수원시의원 등 9명이 등록했다.

정세균계, 안철수·김한길계, 민평련 출신 등이 경쟁하지만 친노계는 없다. 전 의원은 “부르기 쉽고 애당심을 고취하는 이름으로 당원과 함께 바꾸겠다”며 당명 변경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취임 100일을 맞은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전당대회에서) 동전의 양면 같은 통합과 혁신의 모습이 제대로 이뤄졌으면 하는 기대와 우려가 같이 있다”고 말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서는 “잘 해내리라는 신뢰에 아직 금이 가지 않았다”면서 “청와대 개편, 내각 전면 개편을 포함한 전면적 국정 쇄신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