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대청호가 얼어붙으면 뱃길이 막혀 옴짝달싹할 수 없었던 충북 옥천의 대청호 오지마을에 수륙양용 공기부양정이 운행을 시작했다.
옥천군은 30일 옥천읍 오대리∼동낙정, 군북면 막지리∼용호리 구간을 운행하는 공기부양정(호버크라프트·Hovercraft) 2대가 배치됐다고 밝혔다. 대청호와 험준한 산에 가로막힌 이 마을 20여 가구 주민들은 평소 4.8t짜리 배를 이용해 외부와 왕래해왔다. 그나마 이용하던 뱃길도 겨울철만 되면 대청호가 꽁꽁 얼어붙는 바람에 얼음 위 1㎞를 걸어 다니곤 했다.
이번에 운행되는 공기부양정(Hovercraft)은 선체에서 내뿜는 압축공기를 이용해 수면이나 얼음판 위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2t급으로 10명까지 탈 수 있고 길이 7.39m, 폭은 3.08m로 한국수자원공사에서 4억원을 지원받아 코리아호버크래프트에서 제조했다. 군사용으로 개발된 공기부양정이 주민들의 교통수단으로 이용되는 건 국내에서 처음이다.
이 마을 주민들은 “겨울마다 호수가 얼어붙는 바람에 뱃길이 막혔는데, 공기부양정이 뜨니 교통 걱정을 덜게 됐다”며 얼음 위를 이리저리 휘젓고 다니는 배를 신기한 듯 바라보며 즐거워했다.
김영만 옥천군수는 “수륙양용인 공기부양정은 얼음판 위는 물론 갈수기 물이 빠진 진흙 위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며 “주민들이 안전하게 공기부양정을 운항하도록 연료비와 운항기술 지원 등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옥천=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대청호 오지마을에 수륙양용 공기부양정 운행
입력 2014-12-31 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