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대한민국은 스포츠에 울고 웃었다. 소치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브라질월드컵, 인천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국제 스포츠대회가 잇따라 열리며 국민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지난 2월 첫 장을 연 소치올림픽에서 ‘피겨여왕’ 김연아는 석연찮은 판정으로 은메달을 받았다. 금메달은 홈 텃세를 업은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 차지했다. 올림픽 2연패와 함께 은퇴하려던 김연아에게 온 국민은 슬픔을 느꼈고, 판정 논란은 전 세계적인 스캔들이 됐다. 여기에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이 남자쇼트트랙 3관왕에 올라 더욱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그래도 ‘빙속여제’ 이상화가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하고, 여자쇼트트랙 박승희는 2관왕이 돼 위안이 됐다.
브라질월드컵도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선수 발탁부터 ‘의리 논란’을 벌인 축구 대표팀은 1무2패로 예선 탈락했다. 홍명보 감독은 축구팬들의 비난 속에서 사퇴했고, 새 지휘봉을 잡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기초종목 수영과 육상에서 36년 만에 노골드 수모를 겪었지만, 79개 금메달로 5회 연속 종합 2위 수성에 성공했다. 손연재는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금메달을 수확하며 대회 최고 스타가 됐다. 그러나 부실한 대회 운영은 문제점으로 지적됐으며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국내외 우려도 커졌다. 특히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한국의 반대 입장에도 불구하고 평창올림픽의 분산 개최를 권유하고 있어 여진이 계속될 전망이다.
올해도 프로야구는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로 군림했다. 아시안게임으로 리그가 중단됐음에도 역대 세 번째로 많은 관중을 동원했다. 삼성의 4년 연속 통합우승과 신고 선수 출신 서건창의 시즌 200안타(201안타) 돌파는 올 시즌 프로야구의 최대 수확이다.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들의 이동도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프로축구에서는 전북 현대가 3년 만에 우승컵을 되찾아왔다. 이동국은 K리그 사상 처음으로 MVP 3회 수상이라는 영광을 안았다.
해외파 선수들도 기분 좋은 소식을 연달아 전했다. LA 다저스 류현진은 2년 연속 14승을 수확하며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했고 ‘한신의 수호신’ 오승환은 일본 진출 첫해 구원왕에 등극했다. 그리고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의 손흥민은 전반기에만 11골을 넣어 한 시즌 최다골(12골) 경신을 눈앞에 뒀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완지시티의 기성용은 팀의 핵심 선수로 꼽히고 있다. 반면 한국 축구가 배출한 최대 스타 박지성은 지난 5월 현역에서 은퇴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무대에서는 박인비가 세계 랭킹 1위를 유지한 가운데 한국계 선수가 무려 16승을 합작하며 ‘태극낭자 돌풍’을 일으켰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서는 LPGA 투어 1승을 포함해 7승을 올린 김효주 신드롬이 뜨거웠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김연아 은퇴·브라질월드컵 졸전과 의리 논란… 다사다난했던 2014 한국스포츠, 굿바이!
입력 2014-12-31 0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