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친박뿐…

입력 2014-12-31 02:19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중진들을 청와대로 따로 불러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가진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참석 인원은 5∼7명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지난 19일 친박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 정갑윤 국회부의장, 유기준 외교통일위원장, 김태환 서상기 안홍준 의원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을 청와대에 불러 송년회를 겸한 만찬을 진행했다고 한다. 김무성 대표나 이완구 원내대표 등 다른 당 지도부는 참석하지 않았으며 회동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청와대 문건 유출 파동, 청와대와 정부 인적 쇄신 방안, 공무원연금 개혁과 경제 살리기 법안 처리 계획 등 국정 전반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는 것이다. 당일 참석자 중 최 부총리를 제외한 국회의원들은 30일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열린 친박 송년 오찬 모임에도 얼굴을 비쳤다. 이들은 청와대 회동에 대해 “모르는 일”(서 최고위원), “나는 안 갔다”(정 부의장), “나중에 말씀드리겠다”(유 위원장)며 말을 아꼈다. 청와대도 “아는 바 없다. 대통령은 여러 방식으로 소통을 하고 있다”며 최대한 말을 아꼈다.

지난 19일은 박 대통령이 대선 승리 2주년을 맞은 날이자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내린 날이다. 당시 새누리당은 자축행사 대신 전 당원 봉사활동에 나섰다. 집권 1년차였던 지난해 같은 날에는 박 대통령이 당 소속 의원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했었다.

공교롭게도 비공개 청와대 회동 이후 서 최고위원 등 친박계 의원들은 당 지도부에 대해 부쩍 쓴소리를 많이 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