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금리가 2개월 연속 2%를 밑도는 등 사상 최저치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내년 초에는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질 전망이다. 산업생산도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며 대한민국 경제는 좀처럼 활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30일 ‘11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발표했다. 지난달 말 잔액 기준 총수신금리는 연 1.93%로 전월에 비해 0.04% 포인트 내렸다. 은행 총수신금리는 예금과 시장형 금융상품을 통틀어 은행이 지급하는 이자의 평균치를 뜻한다. 총대출금리도 연 4.29%로 전월에 비해 0.07% 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은행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2.10%를 기록해 1%대 진입을 눈앞에 두게 됐다. 더 이상 시중은행에서 3%대 예금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심지어 1%대 예금상품도 등장했다.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고 한은도 상당기간 완화기조를 유지할 방침을 밝히고 있어 금리는 더 내려갈 여지가 있다.
정부는 내년 물가상승률을 2%로 전망하고 있다. 저물가 기조가 지속되고 있지만 담배 가격과 공공요금을 올리면 물가상승률 2% 유지는 가능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예금 금리가 물가상승률을 밑도는 실질 마이너스 금리 시대가 열린다. 금융 소비자들 입장에선 더 이상 은행에 돈을 맡길 이유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통화 정책이 먹혀들 여지가 점점 줄어드는 것이다. 다만 미국이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내년 상반기쯤 기준금리를 올리면 한은도 금리를 따라 올릴 가능성이 크다.
산업생산은 주춤거리고 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11월 전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 10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증가폭이 둔화됐다. 10월의 전월 대비 증가율이 0.3%로 높지 않은 상황에서 11월 증가율은 이보다 더 줄어들어든 것이다. 11월 전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오히려 0.5% 감소했다. 실물경기가 1년 전보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 미약한 개선 흐름은 보이고 있지만 개선의 강도는 더 줄었다는 의미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예금금리 두달 연속 1%대… 2015년 실질금리 마이너스로
입력 2014-12-31 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