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리 “北, 외국 해커 고용 소니 영화사 해킹 가능성”

입력 2014-12-31 02:26
북한이 외국의 해커를 고용해 소니 영화사에 대한 대규모 해킹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이번 사건에 정통한 미국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상당수 미국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이 이번 해킹의 주체가 소니 내부와 관련이 있거나 북한 외 다른 해킹 단체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 정부 내부에서도 공식 발표에 ‘이견’이 있음을 드러낸 것이어서 주목된다.

익명의 이 관리는 소니 영화사에 대한 해킹 공격의 일부는 북한의 능력을 뛰어넘을 정도로 복잡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미 조사 당국은 북한이 국외의 해커와 ‘계약’을 맺어 일부 사이버 공격을 하도록 했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미 정부 일각에서 북한의 외부 해커 고용 가능성을 열어놓았지만 북한 해킹 조사 결과를 발표한 미 연방수사국(FBI)은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로이터 통신은 FBI가 ‘우리는 북한 당국이 (직접) 소니 영화사에 대한 자료 절취와 파괴 등을 했다고 결론내렸다’는 답변을 재차 보내왔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도 소니 영화사 해킹의 배후가 북한이 아닐 수 있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제프 래스키 국무부 공보과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FBI의 수사 결과를 신뢰한다”면서 “북한이 이번 파괴적인 공격에 책임이 있음을 우리는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소니 해킹을 부인하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 “북한은 자신들의 파괴적이고 도발적인 행동을 부인해 온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이 소니 해킹의 배후냐’는 거듭된 질문에 “그렇다”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의 사이버 정보 회사인 노르스는 자체 조사 결과 소니에 대한 사이버 공격에 북한이 관련됐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회사에 불만을 품은 내부 직원과 외부 해커 단체의 공동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미 CNN방송 등도 북한보다는 러시아 해커들의 흔적이 더 많이 발견된다며 FBI가 너무 서둘러 결론을 내린 감이 있다는 보안 전문가들의 의견을 소개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