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파손’ LG전자 사장 피의자 신분 조사

입력 2014-12-31 02:27
‘세탁기 박사’로 불리는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 사업본부 조성진(58) 사장이 ‘삼성전자 세탁기 파손’ 의혹과 관련해 30일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이주형)는 오전 10시부터 조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검찰은 조 사장을 ‘파손 행위에 직접 가담한 핵심 관련자’로 지목하고 지난달부터 수차례 출석을 요구했지만 조 사장은 불응해 왔다.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가전전시회 ‘CES 2015’에 참석한 이후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검찰이 출국금지 조치를 한 데 이어 지난 26일 LG전자 본사와 창원공장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압박 강도를 높이자 입장을 바꿨다.

검찰은 조 사장을 상대로 지난 9월 독일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 개막 직전 현지 양판점에서 삼성 ‘크리스털블루’ 세탁기 도어 연결부(힌지)를 훼손한 경위와 의도 등을 집중 추궁했다. 또 세탁기 파손 논란이 불거진 이후 LG전자가 ‘일반적인 테스트를 했을 뿐인데 특정 제품만 파손되는 현상이 발생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과정에 조 사장이 얼마나 개입했는지도 조사했다. 조 사장은 “경쟁사 제품의 사용 환경을 살펴보는 것은 어느 업체든 통상적으로 하는 일이며 고의로 훼손한 바 없다. 삼성 측이 오히려 증거를 위조한 의혹이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 사장 조사에 앞서 훼손된 세탁기 실물과 현장 CCTV 영상 분석, 동행했던 LG전자 임직원과 목격자 조사 등을 마쳤다. 조 사장 진술 내용 등을 종합해 조만간 재물손괴나 명예훼손 등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할지 결정할 계획이다.

지호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