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대자보가 대학가에 잇따르고 있다. 이달 초 ‘최씨 아저씨께 보내는 협박편지’와 ‘최경환 (부)총리님께 드리는 물음의 편지’란 대자보가 붙은 데 이어 이번에는 최 부총리의 경제정책을 ‘F학점’에 비유한 대자보(사진)가 등장했다.
서울 경희대 중앙도서관과 노천 경기장 주변에는 지난 16일부터 ‘최경환 학생, 답안지 받아가세요’란 제목의 대자보가 붙어 있다. 대학교 시험문제지 형태를 차용한 대자보는 ‘오늘날 한국 경제위기의 해결 방법을 쓰시오’란 문제에 부동산 경기 활성화, 시간제 일자리 확대 등 최 부총리의 경제정책을 ‘답안’으로 제시하는 형식이다.
이어 최 부총리의 ‘답안’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글이 담겼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이미 집값이 내려가는 상황에 빚을 내 집을 사라면서 소비를 활성화하겠다는 대책은 빚져서 빚 갚기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노동시장 정책에는 “고용이 경직돼 일자리가 부족한 것이 아니다”며 “제대로 된 안정적 일자리가 부족하고 생계를 위한 최소한의 생활임금도 보장받지 못해 우리는 쓸 돈이 없다”고 지적했다.
대자보를 작성한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최휘엽(21)씨는 “얼마 전 대학가에 붙은 대자보를 보고 공감을 많이 했다”며 “상당수 학생들이 졸업 후 비정규직 일자리에 시달리고 있는데, 최 부총리의 ‘정규직 과보호’ 발언은 실업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보다 부실한 일자리를 양산하겠다는 얘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최경환 학생, 답안지 받아가세요’… 이번엔 경희대생이 대자보 붙여
입력 2014-12-31 0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