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처음으로 김 제1비서와 함께 군사훈련을 참관했다. 비교적 최근 노동당 부부장 직위가 알려진 김여정이 빠르게 북한 지도부 내 핵심 실세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30일 “김정은 동지께서 조선인민군 제851군부대 관하 여성 방사포병 구분대들의 포사격 훈련을 지도하셨다”고 보도했다. 통신이 공개한 사진에서 김여정은 검은색 옷차림에 흰 목도리를 두른 채 김 제1비서와 조금 떨어진 곳에 서 있었다. 주로 사회·문화 분야 행사에 김 제1비서와 동행하던 데서 이젠 군사훈련 참관에까지 함께하며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이번 참관에는 김 부부장 외에 최룡해 당 비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등 당·군 핵심 간부가 총출동했다.
한편 북한은 우리 정부가 전날 남북회담을 제의하며 ‘대화 채널’로 내세운 통일준비위원회(통준위)를 맹비난했다. 그러나 북한은 회담 자체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대화 제의 하루 만에 북한이 통준위를 통한 남북회담 거부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우리 측 제의에 공식 답변을 내놓기 전 주도권을 잡으려는 기 싸움 차원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북한 노동신문은 ‘체제 통일의 개꿈에 사로잡혀’라는 제목의 글에서는 “남조선 괴뢰 집권자가 체제 대결을 본격화할 기도 밑에 통일준비위원회라는 것을 만들어냈다”고 주장했다. 이어 통준위가 준비 중인 통일헌장에 대해서도 “북침 야망을 실현하려는 위험한 전쟁문서”라고 규정했다. 신문은 ‘악랄하게 감행된 반공화국 심리 모략전’이라는 제목의 글에선 “(정부가) 대통령 직속 기구로 만든 국민대통합위원회와 통일준비위원회에 반공화국 삐라 살포 단체들을 끌어들였다”며 대북전단(삐라) 문제를 계속 문제 삼을 것임을 시사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치마 두른 독재광”이라고 표현하기까지 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통준위 정부위원 협의체 2차 회의에서 “남북관계를 풀자는 진정성을 갖고 대화를 제안한 것”이라며 “북한이 틀과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우리 뜻을 받아들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
김여정, 군사훈련 참관… 핵심실세 자리잡아
입력 2014-12-31 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