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진영은 정권에 대한 욕심을 내기에 앞서 민중을 위한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숭실대 기독교학과 김회권(사진) 교수는 최근 서울 동작구 숭실대 미래관에서 열린 ‘제10회 인문학 축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역사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발표한 김 교수는 남북관계와 통합진보당 해산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문민정부 시절부터 10년간 북한에 대해 포용정책을 실현했다면 이후 10년은 북한에 대한 봉쇄를 실현하면서 남북관계에 어떤 모듈이 맞는지 실험해보는 단계”라며 “이 과정을 안 거치면 나중에 정반합의 ‘합’에 이르는 남북관계에 도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현 정권이 북한을 지나치게 강압하려는 경향이 있어 남북 관계 경직이 오래 지속될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통진당 해산과 관련,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인해 진보진영이 와해된다면 그것은 진보라고 볼 수 없다”며 “제도권 정당은 없어져도 진보가 원래 주창했던 가치를 막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진보가 신뢰를 얻으려면 정권부터 잡으려 할 것이 아니라 먼저 민중을 향한 사랑과 정의를 몸소 실천하고, 역량이 있는지 확인한 후 정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당부터 만들어 싸움을 벌이려 하거나 이념전쟁에서 고지를 점령하려 하는 정치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문제는 일부의 패착으로 발생하는데, 특히 NL(민족해방)계열은 민중적이던 정치가들마저 이념전쟁에 몰아넣었다”고 지적했다. 현재 수감 중인 이석기 전 의원에 대해서는 “그가 잘못된 역사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죄보다는 설득으로 더 넓은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역사는 ‘자유와 평등’ ‘함께 사는 능력’ 등의 영역에서 진보하며 발전해 나간다”며 “하나님께서 대한민국의 뜨거웠던 민주화 투쟁을 무(無)로 만들며 역사를 퇴보시키지 않을 것이란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진보진영, 정권 욕심보다 민중 사랑을… 하나님은 역사를 퇴보시키지 않을 것”
입력 2014-12-31 0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