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시 노송동의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천사는 2000년 4월 첫 성금을 기부한 이후 15년째 남몰래 나타나 세밑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29일 전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41분쯤 노송동주민센터에 50대 안팎으로 보이는 남성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이 남성은 “시간이 없어서 그러는데 지금 ○○세탁소 옆에 있는 차량 뒤 A4상자 안에 넣어놨으니까 다른 사람이 가져가기 전에 빨리 가져가 주세요. 불우한 이웃을 위해서 꼭 써주세요”라는 말을 남긴 채 전화를 끊었다.
직원들이 현장에 달려가 보니 그곳에는 5만원권 묶음 10개와 돼지저금통이 들어 있는 종이상자가 놓여 있었다. 상자 속 종이에는 “소년소녀가장 여러분 힘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글씨가 인쇄돼 있었다. 돈을 세어 보니 모두 5030만4390원이었다.
주민센터 측은 성금을 보내온 시점과 방식, 전화 목소리 등을 종합해볼 때 지난 14년간 찾아왔던 그 ‘천사’와 같은 인물로 보고 있다.
전주=김용권 기자
전주 얼굴 없는 천사 올해도 남몰래 기부
입력 2014-12-30 0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