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 배구선수들 나이를 거꾸로 먹나

입력 2014-12-30 03:14

프로배구 선수의 수명은 포지션마다 다르다. 매 경기마다 수십 번의 점프를 해야 하는 공격수들은 당연히 수명이 짧다. 무릎이 가장 먼저 상한다. 또 발목을 접질리는 부상도 잦아서 30대 초반이 한계다. 하지만 부상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센터나 세터나 리베로의 경우는 좀 다르다. 자기관리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선수 생명 연장이 가능하다.

센터 포지션의 후인정(40) 방신봉(39·이상 한국전력) 장소연(40·도로공사)은 여전히 현역으로 뛴다. 현대캐피탈에서 뛰다 지난 시즌 한전으로 이적한 후인정은 비록 주전은 아니지만 팀이 필요로 할 때 언제든지 출전할 태세가 돼 있다. 올 시즌엔 팀이 치른 18경기 가운데 15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득점은 8점에 불과하나 센터의 주 임무인 블로킹에 45차례 가담, 블로킹 득점 3점에 유효블로킹도 12차례나 기록할 정도로 기량이 녹슬지 않았다. 팀 내에서 한 살 어린 센터 방신봉은 아직도 주전급이다. 전 경기에 출전해 속공으로 32득점, 블로킹으로 31득점을 올렸다.

여자 선수 최고참인 장소연은 2004년 은퇴한 뒤 2007년 딸을 낳았다. 2009-2010시즌 복귀했다 2011-2012시즌 뒤 다시 은퇴한 그는 지난 시즌 도로공사 플레잉 코치로 복귀했다. 그는 같은 ‘엄마선수’ 정대영(33)이 종아리 부상을 당한 뒤 팀 전력에 보탬이 되고자 코트에 나서고 있다. 지난 18일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는 주전 센터로 나선 그는 10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그는 올 시즌 절반이 넘는 8경기에 출전, 32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들 외에 36세 동갑내기 리베로 여오현(현대캐피탈)과 최부식(대한항공)도 철저한 체력관리로 여전히 주전 리베로로 뛰고 있다.

한편 한국전력은 29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LIG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대 0(25-19 25-18 25-23) 승리를 거두고 3연패 늪에서 탈출했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