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機 수색 난항… 열대수렴대가 사고 원인 추정

입력 2014-12-30 03:40
에어아시아 소속 QZ8501편 여객기가 실종된 지 이틀째를 맞이했지만 여전히 발견되지 않으면서 사고기가 해저 깊이 가라앉았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기상 악화가 사고를 야기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구체적으로 기체 추락의 ‘스모킹 건’(Smoking gun·결정적 단서)이 무엇인지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밤방 소엘리스티오 인도네시아 수색구조청장은 기자회견에서 “여객기 실종지역 좌표와 해상 추락 가능성으로 미뤄볼 때 기체는 해저에 가라앉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구조 당국은 해저 수색을 위해 해저 신호탐지가 가능한 과학기술선 ‘바루나 자야 4호’를 사고해역으로 급파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호주 등도 함정과 수송기, 초계기 등을 파견해 대규모 수색 지원에 나섰다.

오후 한때 호주 초계기가 수색현장에서 사고기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유스프 칼라 인도네시아 부통령은 “분석 결과 사고기 잔해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를 부인했다. 칼라 부통령은 이어 “지금 같은 악천후 속에서 해상을 수색하는 작업은 쉽지 않다”며 수색이 난항을 겪고 있음을 내비쳤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수색이 장기화될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사고원인을 둘러싸고 다양한 추론들이 제기됐다. 특히 열대수렴대(Intertropical convergence zone)가 기체 결함을 일으켜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을 수 있다는 새로운 주장이 주목을 받았다.

IT 전문매체 ‘매셔블’은 2009년 브라질에서 프랑스로 향하던 에어프랑스 447기가 대서양 상공에서 추락해 228명의 사망자가 났던 사건을 유사한 사례로 제시했다. 북동 무역풍과 남동 무역풍이 만나 상승기류를 일으켜 많은 비를 내리게 하는 열대수렴대가 사고 지역에 형성돼 있었다는 설명이다. 에어프랑스기 역시 사고 조사결과 열대수렴대 지역의 상승기류와 뇌우로 풍속 센서 오류가 발생해 조종사가 난기류 대처에 실패한 것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드러났었다.

영국 데일리메일 온라인은 항공전문가를 인용해 사고 당시 사고기가 평소보다 너무 느린 시속인 160㎞로 운행했다는 점을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했다. 상승기류에 의한 기체 결함이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사고 당시 비행고도를 갑작스레 높인 결정에 대해서도 적절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기상학자인 카렌 맥기니스는 “난기류 자체가 추락의 원인이 되진 않는다”면서 조종사가 난기류 또는 뇌우를 피하기 위해 3만8000피트까지 고도를 올린 것을 가능한 대처로 해석했다. 하지만 전직 조종사인 알라스테어 로젠슈타인은 CNN에 “뇌우가 몰아칠 경우 우회해서 비행하는 게 바람직하며 그 위를 비행하겠다는 전략은 열대기후 특성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상승기류의 특성상 폭풍우가 5만2000피트 상공까지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최고고도가 4만 피트에 불과한 이 비행기가 필요한 만큼 높이 도달하지 못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