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9일 남북 당국 간 회담을 북측에 제안하면서 내년에는 시들해진 경제협력에 다시 활기가 돌지 주목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5·24조치 해제 등에 대한 조심스러운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금강산 관광은 2008년 7월 박왕자씨가 북한군의 총격에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중단됐다. 2010년 3월 천안함이 피격되자 정부는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경협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5·24조치를 발표했다. 현재는 남북 간 경협의 연결고리로 개성공단이 겨우 가동되는 상황이지만 북한이 지난달 20일 최저임금 인상률 제한을 삭제하는 개정을 일방적으로 단행하는 등 ‘빨간불’이 켜졌다.
금강산 관광 재개는 지난 24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방북해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비서를 면담하면서 기대가 높아진 상황이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현 회장에게 전달한 친서에서 “사업에 언제나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며 “앞으로 평양을 방문하면 반갑게 맞이할 것”이라고 밝혔다. 언급된 ‘사업’은 금강산 관광을 의미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지난달 말까지 현대아산이 입은 관광매출 손실액은 948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연간 금강산 관광객 30만명, 개성 관광객 10만명 기준이다. 피해액이 점차 늘면서 올 연말에는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 재개가 합의될 경우 2개월 내에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다.
개성공단은 지난해 4월부터 5개월 동안 폐쇄 사태를 겪은 이후 입주기업들이 제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희건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 수석부회장은 “가동 중단 이후 경영 악화로 신용 및 자금지원 여건이 이전보다 불리한 상황”이라며 “경영 정상화가 될 때까지 정부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의 최저임금 인상률 조정 움직임을 정부가 해소해주길 고대하는 분위기다. 이 수석부회장은 “개성공단 근로자의 임금은 기본급, 식비, 교통비 등을 포함해 1인당 월 260달러 수준으로 북한이 만일 기본급을 300달러로 올리면 실질임금은 400달러로 치솟는다”며 “개성공단 생산 물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기업 운영에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5·24조치가 해제되거나 최소한 완화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근로자에 대한 인사 및 노사관리 등의 통제권 강화와 3통(통신·통관·통행) 문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남북관계 개선은 지난 11월 첫 시범운송이 실시된 남·북·러 3국 간 복합물류 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포스코·현대상선·코레일 3사 컨소시엄은 러시아철도공사와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담당할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내년 초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본계약 체결 이후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 북한의 나진·선봉 지역을 중심으로 남북과 러시아 중국 등이 공동 참여하는 대규모 물류 루트가 개발될 가능성도 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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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30 03:27 수정 2014-12-30 0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