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부처 국정과제 성과 자평, 긍정 평가 일색=국무조정실은 경제혁신·국민행복·통일준비·국가혁신 등 4대 국정기조 하의 주요 국정과제가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또 경제혁신 분야에서 “우리 경제는 조금씩 나아가고 있고,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노력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창조경제 생태계 활성화, 기업의 불합리한 규제 개선, 기업 투자환경 개선을 통한 투자 활성화,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 강화, 대·중소기업이 상생하는 경제민주화 토대 마련을 성과로 꼽았다.
기획재정부 등 주요 부처 장관들도 공공기관 부채비율 감축과 방만경영 개선, 창조경제혁신센터 구축, 국민 비급여 의료비 부담 경감, 성폭력·가정폭력 재범률 감소,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 감소 등을 주요 성과로 보고했다.
그러나 정부가 회의에서 ‘개선’ ‘불씨’ ‘기반 마련’ 등 표현을 써가며 평가한 과제들은 실제로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느끼기 어려운 과제가 상당수다. 정부는 “기업투자 활성화의 불씨를 살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사내유보금을 쌓아두며 투자를 꺼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공기관 개혁 부분도 실적 부진 공공기관장 해임 등 당초 강도 높은 구상과 달리 부채비율 감축, 방만경영 개선 등 평년 수준에 그쳤다는 시각이 많다.
또 “국민과 함께 적극적인 통일 준비에 나섰다” “국민이 신뢰하는 확고한 국방태세를 확립했다”는 외교안보통일 분야 성과는 뜬구름 잡는 식이거나 잇단 방산비리와 총기난사 등 사건·사고를 의도적으로 외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규제개혁, 경제민주화 성과도 반론의 소지가 다분한 분야다.
청와대가 사전 배포한 ‘박근혜정부 핵심 국정과제 주요 성과’ 자료 역시 부처별 자료를 취합한 수준에 불과했다. 유민봉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은 “격려할 부분은 격려했지만 부족한 부분에 대해선 개선 방향을 점검하는 자리였다”며 “결코 우리가 ‘이렇게 잘했다’는 시간을 가질 상황도 여건도 분위기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각 부처 기관장들은 무거운 각오와 다짐을 했을 것”이라며 “안전 분야에서 여러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기 때문에 그 부분이 상당히 부족했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 구조개혁 거듭 주문, ‘요요현상’ 경계 당부도=박 대통령은 회의에서 내년 구조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경제 살리기에는 경제·비경제 부처가 따로 있을 수 없다.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모든 부처가 경제부처라는 각오로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국민과 함께한다는 자세가 아무래도 개혁 성공의 중요한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내년은 정부 출범 3년차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따라 예산이 집행되는 첫해”라며 “이것이 성공적으로 추진돼야 우리 경제가 활력을 되찾고 서민경제도 희망의 시대를 맞이할 것”이라고 했다. 또 “내년이 경제 재도약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인식을 갖고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이행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겠다”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각 부처 성과를 보고받은 뒤엔 ‘요요현상’(체중 일시감량 후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는 현상)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회의에서 영화 ‘국제시장’을 언급하며 국민과 공직자의 애국심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애국가에도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라는 가사가 있지 않나. 즐거우나 괴로우나 나라를 사랑해야 된다”고 말했다. 또 “최근 돌풍을 일으킨 영화(국제시장)를 보니 부부싸움 하다가도 애국가가 들리니 국기배례를 한다”고도 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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