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이 합병해 탄생한 NH투자증권의 김원규(54·사진) 사장은 “메릴린치·골드만삭스 등 선진 투자은행(IB)의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해 규모뿐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자본시장을 선도하는 국가대표 증권사 위상을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합병 절차를 마치고 31일 공식 출범하는 NH투자증권은 자산 42조6021억원, 자기자본 4조3950억원 규모의 국내 최대 증권사다. 2020년까지 자산 57조원, 자기자본 5조7000억원, 자기자본이익률(ROE) 7.5%를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세웠다.
김 사장은 통합증권사 출범을 이틀 앞둔 2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 기관투자가에만 집중되던 리서치와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을 개인고객에게도 서비스하겠다”고 밝혔다. 지금 증권업계가 직면한 위기의 원인이 거래대금 하락이나 상품 부재가 아니라 ‘고객의 신뢰 저하’이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객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진정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기존 자산관리영업은 유행 상품 추천에 그쳤지만, 통합증권사는 글로벌 환경 분석을 통해 주식·채권·현금·대체투자 비중을 추천하는 리서치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로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CIO(자산배분전략 담당 임원) 제도를 도입하고 직원 평가에 고객 수익률을 반영키로 했다.
NH투자증권은 골드만삭스 모델을 벤치마킹해 기관고객을 총괄 담당하는 IC(기관고객)사업부를 신설하는 한편 IB사업은 마진이 높은 맞춤형 기업금융 솔루션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미래 성장동력 발굴 차원에서 헤지펀드 운용조직을 신설하고 해외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중개, 핵심상업지구 투자, 해외 사모투자펀드(PEF) 투자 등을 확대하기로 했다.
범(汎)농협 시너지 창출도 NH투자증권의 핵심 전략 중 하나다. 김 사장은 “서울 강남과 도시 주요 지역에서 증권 중심의 복합점포를 운영하고, 농협의 단위 거점 조합에도 증권 직원을 배치해 은행 고객 영업 활성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력 운용과 관련해 김 사장은 “통합 전에 이미 600여명 규모의 구조조정을 실시해 더 이상의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며, 향후 자연 감소분을 감안한 3000명 정도는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대구상고와 경북대를 나온 김 사장은 평사원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우투증권 사장에 오른 데 이어 통합증권사의 초대 사장이 됐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메릴린치 등 IB 모델 도입 리서치 서비스 강화할 것”
입력 2014-12-30 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