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에 따른 인구감소, 고령화 등으로 위기에 몰렸던 폐광마을이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강원도 태백시 삼수동 조탄마을은 1923년 마을에 금광이 개발된 후 1999년 금광 광업권이 소멸되기 전까지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금광이 문을 닫은 후 젊은이들은 도시로 빠져나갔고 60대 이상 노인들만 남아 마을을 지켰다. 100여명에 이르던 주민들은 몇년 만에 40여명으로 반 토막이 났다. 그러나 지난해 태백시가 ‘뉴빌리지(New Village·새로운 마을)’ 사업을 본격 추진하면서 잘사는 마을로 탈바꿈하고 있다.
29일 태백시에 따르면 조탄마을은 지난해부터 볼거리 제공을 위해 200개의 솟대를 세우는 등 마을환경을 개선하고, 다양한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모든 사업은 주민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
주민들은 마을공동농장(5000㎡)’에서 곰취(4∼5월)와 고추(8∼10월)를 재배한다. 12월에는 직접 기른 고추와 마늘, 고랭지 배추를 이용해 김치를 담근다. 연중 4t 정도 생산되는 김치는 220m 길이의 폐 갱도에 보관해 묵은지로 판매하고 있다. 폐광으로 애물단지가 된 갱도가 마을을 부흥시키는 원동력이 된 셈이다. 또 주민들은 농한기인 11∼2월에는 한과를 만든다.
양채봉(60·여) 통장은 “일자리가 늘면서 젊은이들이 다시 돌아와 주민수가 70명으로 늘었고, 최근에는 청년회도 결성됐다”면서 “묵은지와 전통한과 만들기를 체험하려는 도시민들의 발길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을에서 생산한 곰취와 묵은지, 한과 등은 전화주문이나 전통 찻집인 ‘도릉촌집 이야기’에서 판매하고 있다. 입소문이 나면서 주민 소득이 2년 전에 비해 배 이상 늘었다.
태백시 자치행정과 이희 담당은 “올해 이 마을은 전국 지역공동체 우수사례 발표대회 장려상 등 4개의 굵직한 상을 연이어 수상하는 성과를 냈다”면서 “인구감소와 고령화를 겪던 산촌마을이 지금은 다른 마을이 부러워하는 살기 좋은 곳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태백=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우리 동네 도시 안 부러워요”] 뉴빌리지 사업으로 제2 전성기
입력 2014-12-30 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