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간 우리 해역을 지켜온 1세대 국산 전투함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해군은 30일 호위함인 울산함(1500t급), 초계함인 경주함과 목포함(이상 1000t급), 고속정 8척 등 함정 11척이 경남 진해항에서 퇴역한다고 29일 밝혔다.
울산함과 경주함, 목포함은 우리 해군의 국산 전투함 시대를 연 주역이다. 울산함은 1975년 국내에서 한국형 전투함을 건조하라는 박정희 당시 대통령 지시에 따라 76년부터 제작에 들어가 81년 최초의 한국형 호위함으로 실전배치됐다. 76㎜와 30㎜ 함포 각 2문과 대함미사일 하푼, 자동사격통제장치 및 음탐기 등을 탑재해 대함·대공·대잠전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가스터빈 2대와 디젤엔진 2대를 장착해 최고 36노트(약 63㎞/h)로 고속 기동하는 함정으로 당시 우리나라 방위산업 기술이 집약된 최신예 전투함이었다. 울산함이 진수되기 전까지 국내에서 건조한 전투함정은 무게가 200t에 못 미치고 길이도 37m에 불과한 참수리급 고속정들뿐이었다. 실전배치 2년도 안된 83년 4월 9일 제주 동방해상에서 침몰한 제1마산호 선장 등 7명을 구조했고, 그해 12월 3일에는 다대포해안에 침투한 무장 간첩선을 격침시키기도 했다. 함장인 정경원 해군 중령은 “국산 1호 호위함의 마지막 함장으로서 임무를 완수할 수 있어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경주함은 83년 5월 2일 현대중공업에서, 목포함은 82년 10월 27일 대우조선공업에서 건조를 시작해 각각 85년 5월 1일과 5월 17일에 취역했다. 두 함정은 76㎜와 30㎜ 함포와 대함 미사일 ‘엑조세’ 등 대함정 무기체계를 탑재해 고속정과 함께 서해북방한계선(NLL)을 지켜왔다. 경주함은 96년 북한 상어급 잠수함이 동해안에 침투했을 때 작전임무를 수행했고, 목포함은 98년 북한 유고급 잠수함이 동해안 침투 시 대응작전에 나섰다.
이들 함정의 퇴역은 해군 함정 세대교체의 신호탄이다. 해군은 1세대 국산 전투함의 후속전력으로 신형 3차원 레이더, 대공·대함유도탄방어유도탄(RAM), 신형 소나와 어뢰음향대항체계, 해상작전 헬기 1대 등 대공·대함·대잠전 전 분야에서 공격과 방어능력이 대폭 향상된 새로운 호위함을 2020년대 중반까지 20여척을 확보할 계획이다. 퇴역하는 울산함·경주함·목포함은 지방자치단체에 대여되거나 해외에 양도될 예정이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바다 지켰던 老艦 3척… 수고했다!
입력 2014-12-30 0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