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35분(이하 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수라바야를 출발한 말레이시아 국적 에어아시아 QZ8501은 오전 6시11분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섬 인근 자바해 상공에서 기상악화를 이유로 관제탑에 고도를 3만8000피트(1만1582m)로 상승하게 해줄 것을 요청했다. QZ8501의 고도 상승은 비정상적인 경로 변경이었다. 이후 6분이 지난 6시17분 이 비행기와 관제탑의 교신은 두절됐다. 이륙 42분 만이었다.
당시 기상상황 등에 비춰볼 때 기상악화로 인한 추락사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일간 콤파스 신문은 실종기가 인도네시아 자바섬과 수마트라섬 사이에 위치한 벨리퉁섬 인근에 추락했을 것으로 추정 보도했다. 기상 전문 매체인 어스언컷TV는 실종 당시 기상 상황을 찍은 위성사진을 근거로 수라바야 북쪽 해상에서 천둥, 번개를 동반한 강력한 폭풍우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다수의 현지 언론들도 사고기가 이 지역에서 폭풍우를 피하기 위해 상공을 선회하다 심한 난기류에 추락한 것으로 분석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포스트는 국가수색구조청 관계자를 인용해 “구조팀은 사고기가 벨리퉁섬 인근 145㎞ 지점(해상 남위 03도22분46초, 동경 108도50분07초)에서 추락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공군과 해군 및 민간 항공기를 동원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싱가포르 공군도 C-130 수송기 2대와 군 병력을 수색작업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초기에는 납치 등 테러 의혹도 제기됐다. 하지만 사고기의 연료상황 등을 고려할 때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추락한 QZ8501편에는 어린 아이들을 동반한 여행객이 많아 안타까움을 더했다. 탑승자 중 17명이 영유아였다.
사고기의 기장 이리얀토와 부기장 레미 에마뉴엘 플레젤은 각각 비행시간이 6100시간, 2275시간에 달하는 베테랑으로 전해졌다. 에어버스사에서 생산된 사고기는 2008년 10월 에어아시아 측에 인도됐으며 사고 전까지 1만3600번 출항해 2만3000시간을 비행했다. 최근 보수작업은 지난달 16일 이뤄졌다고 에어아시아는 밝혔다.
에어아시아의 토니 페르난데스 회장은 2001년 부채에 시달리던 이 항공사를 인수해 아시아 최대의 저가 항공사로 일군 입지전적 인물이다. 박지성이 은퇴 전 활약했던 영국 프리미어리그 퀸스파크레인저스의 구단주로도 유명하다. 사고 직후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지역으로 향하면서 “여러분의 염려와 기도에 감사드린다. 이번 사태에 굳건히 대처하겠다”는 내용의 트윗을 남기기도 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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