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푸스 발병 관여 유전자 변이 세계 첫 발견

입력 2014-12-30 02:09

속칭 ‘천의 얼굴’을 가진 난치성 자가 면역이상 질환으로 불리는 질병 ‘전신성 홍반성 낭창’(루푸스)의 발병에 관여하는 특정 유전자 변이를 국내 의료진이 처음 발굴하는데 성공했다

한양대류마티스병원은 류마티스내과 배상철(사진) 교수팀이 루푸스 발병에 관여하는 조직적합항원(HLA) 형의 유전자변이를 이용하는 새 ‘루푸스 예측 모델’을 개발, 이 병의 조기 발견 및 극복에 큰 도움을 줄 수 있게 됐다고 29일 밝혔다, 이 예측 모델은 한국인과 같은 황인종은 물론 백인과 흑인에게도 두루 적용이 가능하다.

루푸스는 자가 면역 이상에 의한 류머티즘성 질환으로, 환경 요인과 함께 다수의 유전자 변이가 발병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만 있을 뿐 지금까지 어떤 유전자 변이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는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배 교수팀은 HLA 유전자 중 루푸스 발병에 관여하는 위험인자를 찾기 위해 한국인 루푸스 환자 950명과 일반인 4900명의 HLA 유전자 변이를 정밀하게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HLA-DRB1 유전자형 11번과 13번, 26번 등 세 군데 아미노산 변이가 루푸스 발병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배 교수팀은 그동안 루푸스 발병에 영향을 주는 주요 위험인자들로 알려지던 ‘HLA-DRB1·15:01형’과 ‘HLA-DRB1·03:01형’은 이들 3개 아미노산 변이의 부산물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 같은 현상은 한국인뿐 아니라 다른 아시아인이나 백인에게 적용해봤을 때도 큰 차이가 없었다.

배 교수는 “HLA-DR의 기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3개의 아미노산 변이가 밝혀짐에 따라 루푸스 발병 과정에 대한 보다 더 넓은 이해가 가능해졌고, 궁극적으로 발병 여부를 더 정확하게 예측, 조기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