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남성, 갑상선 자극 호르몬 수치 높다면… 심혈관 질환 가능성 크다

입력 2014-12-30 02:18

갑상선 자극 호르몬(TSH) 수치가 높은 고혈압 남성은 심혈관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부천성모병원은 순환기내과 임상현(사진) 교수팀이 제주도 서귀포의료원 순환기내과 권범준 과장 연구팀과 함께 2011∼2013년 24시간 활동협압계로 고혈압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285명의 갑상선 기능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임 교수팀은 조사 대상자들을 TSH 수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군(0.40∼1.99 μIU/㎖)과 높은 군(2.00∼4.50 μIU/㎖)으로 나눈 다음 이들의 24시간 활동혈압 수치와 심혈관 상태의 상관관계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남성 고혈압 환자의 경우 TSH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군이 낮은 군에 비해 24시간 수축기 혈압(주간 및 야간), 중심 수축기 혈압, 동맥 경직도, 전신 혈관 저항성 등이 현저히 높은 것으로 측정됐다. 반면 심박출량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는 갑상선 자극 호르몬이 높을수록 심혈관계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임 교수팀은 그러나 여성 고혈압 환자에서는 폐경, 호르몬 치료 등의 이유로 TSH와 24시간 활동혈압 사이에 뚜렷한 상관관계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여성 고혈압 환자는 남성 고혈압 환자에 비해 TSH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 있다는 얘기다.

임 교수는 “고혈압으로 인한 심혈관 질환은 암에 이어 사망원인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계속 주의 깊은 관찰과 치료가 필요하다”며 “현재 갑상선 기능이 정상이라 하더라도 TSH 수치가 높을 경우 심혈관 질환에 대해 주의가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결과는 심혈관 질환 관련 국제 학술지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카디올로지’(IJC)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