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순풍에 닻을 올렸지만 한국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경제의 순항이 ‘나홀로 호황’이고 유럽연합(EU)과 중국 등은 여전히 불황의 늪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의 경제가 살아나야 한국 경제도 살아날 것이라고 말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대(對)미국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0.8% 늘었지만, 전체 수출액은 1.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對)중국, EU, 일본 수출이 각각 3.2%, 6.7%, 24.4%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20여년간 고성장을 거듭해온 중국의 성장률은 최근 급격히 둔화되고 있고, 유로존은 트리플딥(삼중 경기침체)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일본도 반짝 아베노믹스 효과를 보다가 다시 침체를 겪고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수출 비중이 13% 정도로 낮아진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 경제가 아무리 잘나가도 다른 나라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 이상 한국 경제가 도움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내년 중순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미국이 금리 인상을 빨리 하면 신흥국들 모두 자본 유출 가능성을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미국이 풀었던 돈이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면서 신흥국 버블이 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환율 변동도 걱정해야 한다. 김 교수는 “미국 경제가 살아나면서 달러화 강세, 엔화 약세가 심화된다면 한국 경상수지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가 계속 호황을 이어나갈지에 의문을 표시하는 시각도 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지난해 3분기 미국의 성장률도 4%를 넘었다”며 “계절적 요인을 고려했을 때 미국의 하반기 성장률이 높이 나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내년 1분기 성장률을 봐야 호황이 이어질 것인가를 명확히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
[美 나홀로 호황] 한국 경제에 긍정적 영향 크지 않다
입력 2014-12-29 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