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 물 북으로… 中 최대 治水 사업 1기 공정 마무리

입력 2014-12-29 03:06

신중국 건국 이후 최대의 토목사업으로 꼽히는 남수북조(南水北調) 사업의 중선(中線) 1기 공정이 2003년 말 착공 이후 11년 만에 마무리됐다.

만성적인 물 부족에 시달리는 베이징 등 북부 지역에 남쪽의 물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남쪽 역시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데다 공급량도 필요한 양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신경보 등 중국 언론은 지난 12일 오후 중국 남부 창장(長江·양쯔강) 중류 지류인 후베이성 단장커우의 저수지를 출발한 물줄기가 27일 목적지인 베이징시 퇀청후에 도달했다고 28일 보도했다. 창장을 출발한 물은 15일 동안 1200㎞ 구간을 거치면서 1000여개 교량과 200여개 하천을 경유했다. 창장에서 시작한 물줄기는 별도로 톈진까지도 이어졌다.

중국 당국은 베이징에 연간 10억5000만㎥의 물이 공급돼 베이징 시민 2000만명에게 1인당 50㎥의 물을 추가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나머지 중국 북부 지역에 85억㎥를 순차적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중선 구간에는 황허(黃河) 강바닥 아래 7.2㎞의 터널 공사도 진행됐다.

남수북조 사업은 1952년 마오쩌둥이 “남쪽은 물이 풍부하지만 북쪽은 물이 부족하다”며 “남쪽 물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 것이 계기가 돼 시작됐다.

이후 기술적 문제와 재정적 문제로 지체되다가 장쩌민 국가주석 시절인 2002년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겨졌다. 남수북조는 중선과 함께 창장 북부에서 산둥성 웨이하이를 잇는 동선(東線)과 창장∼칭하이·간쑤성·네이멍구자치구를 연결하는 서선(西線)으로 구성된다.

동선은 지난해 말 완공돼 올해 5월 시험통수를 시작했다. 서선은 아직 공사가 시작되지 않았다.

남수북조 사업에 대한 실효성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가장 먼저 물을 공급하는 남부 지방에 최근 주기적으로 가뭄이 발생하면서 남수북조 사업이 오히려 남부 지방의 물 부족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북부 지역에 물 공급을 늘리기보다는 수요를 억제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중선 1기 완공으로 베이징에 공급되는 연간 10억5000만㎥는 베이징의 연간 물 부족량 15억㎥를 충족시킬 수 없다. 환경단체들은 “㎥당 4위안(약 700원)에 불과한 베이징의 싼 수돗물값을 올려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