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나홀로 호황] 달러와 유가 서로 어떻게 움직이나… 强달러 弱유가 ‘逆상관관계’

입력 2014-12-29 03:14 수정 2014-12-29 14:28

미국 경제가 ‘나홀로’ 잘나가고 있는 것은 국제유가 급락에 힘입은 바가 크고, 미국의 힘은 강한 달러로 드러나고 있다. 그렇다면 유가와 달러는 어떤 관계일까.

국제금융센터는 실증 분석 결과 2004년 이후 유가와 달러 사이에 음(마이너스)의 상관관계가 뚜렷하다고 28일 밝혔다. 달러 강세가 유가 하락을 이끄는 식으로 달러 가치 변동이 유가 움직임에 반대 방향으로 영향을 준다는 뜻이다.

달러와 유가의 역(逆) 상관관계는 항상 일정하게 나타나지 않고 시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최근에는 유가 약세와 달러 강세가 동시에 전개되고 있다. 지난 7월 이후 최근까지 두바이유 가격은 50% 가까이 하락한 반면,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3% 상승했다. 유가 하락은 미국의 셰일가스 붐 등 비(非)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 증가와 OPEC 감산 합의 실패 등 공급 요인에 주로 기인하지만 달러 강세에도 상당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국제금융센터 오정석 연구원은 “내년에도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 유가의 하향 안정세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며 “저유가와 강(强)달러가 국지적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의 호조가 지속되면서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도 점차 걷히고 있다. 지난 17일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 정상화(기준금리 인상) 절차가 다음 두 번 정도의 회의에서 시작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내년 FOMC 회의가 1월과 3월 이후 4월에 열리므로 금리 인상은 4월 이후에 가시화된다는 뜻이다.

국내외 시장에선 2004년의 상황과 유사하다며 그때처럼 6월에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2003년 12월 FOMC까지 성명서에 “상당기간 초저금리 기조 유지”란 문구가 지속되다 2004년 1월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하는 데 인내심 발휘”로 바뀌었고, 5월 ‘인내심’ 표현까지 삭제된 뒤 6월에 금리가 인상됐다. 연준은 이달 FOMC에서 ‘상당기간’ 표현을 ‘인내심’으로 대체했다.

유안타증권 이철희 연구원은 “연준의 내년 6월 금리 인상 의지가 명확해졌다”며 “러시아 경제위기가 크게 악화되지 않는 이상 금리 인상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