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감자칩을 비롯한 스낵 판매는 여름에 정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보인다. 야외활동이 많은 여름에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가 차츰 줄어드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올해는 허니버터칩 열풍에 이어 미투(Me too·모방품) 제품이 가세하면서 겨울까지 감자칩 시장이 뜨겁다.
해태제과는 지난달 말까지 136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허니버터칩이 올해 말까지 200억원의 매출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28일 밝혔다. 짭짤한 감자칩이 주류였던 시장에 달콤한 감자칩을 콘셉트로 내세우면서 하반기 제과업계 최고의 ‘블루칩’으로 자리매김했다.
경쟁사들도 달콤한 감자칩 제품을 출시하며 허니버터칩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농심은 지난 17일 수미칩 허니머스터드(왼쪽)를 출시해 26일까지 1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기존 수미칩 오리지널의 한 달 매출액이 20억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출시 이후 인기몰이에 성공한 셈이다. 농심 관계자는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성인들로부터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허니버터칩과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오리온의 포카칩 스윗치즈맛(오른쪽)도 월평균 매출 19억원을 기록 중이다. 감자칩 시장 1위를 기록한 포카칩 라인에 새 제품을 더하면서 전체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게 오리온 측 설명이다. 오리온은 기존 포카칩 제품과 매출을 합칠 경우 11월 말까지 감자칩 시장의 61%(누적 매출 기준)를 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마트가 PB(자체 상표) 제품으로 감자칩을 출시한 것을 비롯해 편의점 등에서도 PB 감자칩이 잇따라 출시됐다. 중소 제과업체 등에서도 달콤한 감자칩을 콘셉트로 한 제품을 계속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해태제과 관계자는 “허니버터칩을 사러 왔다가 실패한 후 미투 제품에 관심을 두는 것에 불과하다”며 “미투 제품이 선두 제품의 인기를 넘어설 수는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감자칩 시장 자체가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감자칩을 찾지 않던 고객까지 허니버터칩 열풍을 계기로 구매대열에 합류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열풍이 가라앉은 후에도 관련 시장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달콤한 감자칩 시장 ‘핫, 핫’
입력 2014-12-29 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