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정비대금 240억 꿀꺽… 간 큰 업자 기소

입력 2014-12-29 02:41
공군 전투기 정비대금 수백억원을 빼돌린 뒤 3년 가까이 도피 생활을 했던 방위산업체 대표가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공군 소속 검사관에게 수천만원의 뇌물을 건네기도 했다.

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고양지청장)은 공군과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전투기 정비대금 약 240억원을 과다 수령한 혐의로 블루니어 대표 박모(53)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박씨는 2006년 11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공군 군수사령부 및 방위사업청과 457억원 규모의 KF-16 등 전투기 정비 계약을 맺고 이 중 절반가량인 240억원을 가로챈 혐의(특경가법상 사기)를 받고 있다. 박씨는 이 기간에 멀쩡한 부품 3만여개를 새 제품으로 수입·교체한 것처럼 기술검사 서류와 수입신고필증 등을 꾸몄다.

박씨는 페이퍼컴퍼니를 포함한 부품업체들로부터 수수료를 뗀 뒤 지급 대금을 돌려받았고, 이 과정을 정상 거래처럼 보이기 위해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았다. 전투기 피아식별장치(CIT)의 핵심 부품인 ‘다운컨버터’를 수입했다며 세관에 허위로 신고한 뒤 교체대금을 챙긴 사실도 적발됐다. 박씨는 해당 부품의 점검 업무를 맡은 공군 군수사령부 검사관(준위)에게 5000만원을 건넨 혐의도 받고 있다.

감사원은 2010년 링스헬기 추락 이후 방산원가분야 기동점검을 하던 중 블루니어의 이 같은 혐의를 적발해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2012년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던 박씨는 2년8개월 가까이 도피하다 지난 8일 합수단에 체포됐다. 박씨와 범행을 공모했던 블루니어 재무회계팀장 현모(46)씨 등 공범 3명은 2012년 징역 4년을 선고받아 수감 중이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