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대통령 비판’ 전단·낙서

입력 2014-12-29 02:42
서울 번화가 곳곳에서 대통령을 비판하는 퍼포먼스가 기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지만 증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6일 오후 8시쯤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건물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는 전단이 살포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건조물 침입 등의 혐의를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어른 손바닥만한 전단에는 2002년 한국미래연합 창당준비위원장이던 박 대통령이 방북해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과 면담하는 사진이 방북수기 일부와 함께 담겼다. 함께 살포된 다른 전단에는 “김 위원장은 약속을 지키는 믿을 만한 파트너”(2007년 외신기자클럽 기자회견) 등 박 대통령의 과거 발언이 실렸다. 두 전단에는 ‘진짜 종북은 누구인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종북?’이라고 적혀 있다.

경찰은 “현장에서 전단 400여장을 수거하고 인근 CCTV를 확보해 용의자로 추정되는 인물을 가려내고 있지만 주말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인 데다 목격자도 없어 수사가 어려운 상태”라고 밝혔다.

크리스마스인 25일 밤에는 신원미상의 청년들이 서울 명동에서 ‘ㅈㅂㅇㄱㅎㅎ 나라꼴이 엉망이다’라는 ‘그래피티’(스프레이 낙서)를 곳곳에 남겼다. 이들은 명동역 6번 출구 인근 의류매장 건물의 계단과 주변 벽과 바닥 등 4곳에 이 문구를 남기고 사라졌다. ‘ㅈㅂㅇㄱㅎㅎ’는 ‘국정개입 의혹’이 제기됐던 정윤회씨와 박 대통령의 이름 초성을 번갈아 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남대문경찰서가 용의자를 찾아 나섰지만 역시 수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동인구가 많아 용의자를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경찰은 “건물주가 처벌 의사를 명확히 할 경우 재물손괴 혐의로 처벌할 수는 있다”고 밝혔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