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퍼트 美대사 “北, 거꾸로 가고 있다”

입력 2014-12-29 02:13

마크 리퍼트(사진) 주한 미국대사는 28일 “북한은 (우리와 대화하려는 게 아니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리퍼트 대사는 28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북한이 해야 할 선택은 분명한데 고립과 제재, 비난을 받는 방향으로 행동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대화할 의지를 갖고 있지만 북한은 대화 용의를 표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이버 공격과 도발, 남북대화 취소를 통해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고, 이런 행동들이 추가적인 국제적 제재와 고립을 부른 것”이라고 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대화를 통한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목표에 분명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쿠바의 국교 정상화 선언이 북·미 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우리는 쿠바와 미얀마, 이란이 진지한 협상을 할 용의가 있음을 봤다”며 “미국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해 일부 진전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진정성 있는 협상 의지를 보인다면 불가능한 게 아니라는 의미다.

리퍼트 대사는 수년간 열리지 못한 북핵 6자회담을 대체할 대화 체제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역시 북한의 진정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한 것이다. 그는 “문제는 과정이 아니라 진정성 있고 믿을 수 있는 협상에 임하고자 하는 상대가 없다는 점”이라며 “협상 상대가 나설 때까지 대화 채널의 활용은 불가능한 것은 아니더라도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북한 인권 상황과 관련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다만 “미국은 ICC 회부가 핵심 내용인 결의안에 대해 의지를 갖고 있다”고 답해 제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북한이 인권 문제와 관련해 추가 핵 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로 대응할 가능성 역시 배제하지 않았다. 북한의 소니 해킹 공격에 대해서도 적절한 대응을 위한 다양한 옵션을 계속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해서는 “군이 다양한 옵션을 고려하는 건 현명한 일”이라면서도 “사안에 대해 공식 협상이 이뤄지진 않고 있다”고 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