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호산나교회는 작은 교회 돕는 ‘산타’

입력 2014-12-29 02:16
부산 호산나교회 ‘따뜻한 동행’팀이 지난 25일 부산 부평동 하늘장막교회 성탄축하예배에서 특송과 율동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있다. 호산나교회 제공

지난 25일 성탄절, 부산 부평동 하늘장막교회(안호신 목사)에 19명의 손님이 방문했다. 부산 명지동 호산나교회(홍민기 목사) 성도들이었다. 이들은 특송과 율동을 하며 15명의 하늘장막교회 성도들과 함께 예배를 드렸다.

4층 건물 가운데 50여평을 임대해 개척한 하늘장막교회는 시장 상인 등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지만 어려운 점이 많다. 호산나교회는 이런 교회를 돕기 위해 ‘산타’를 자청한 것이다. 호산나교회 문명환 장로는 “성탄축하 예배를 함께 드리면서 어린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큰 기쁨과 은혜를 나눈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호산나교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탄절을 맞아 작은 교회를 돕기 위한 ‘따뜻한 동행’ 행사를 가졌다. 2237명의 성도들이 180개 팀을 만들어 성탄절에 미자립 교회와 농어촌 작은 교회 등 180곳을 찾았다. 10∼30명으로 구성된 각 팀은 부산 울산 경남 전남 경북 등 동·남해안 일대의 교회들을 찾아가 후원금 50만원을 전달한 뒤 축하예배를 드렸다.

미리 준비해간 떡국 등 식사와 수육, 떡, 과일 등을 나누며 친교의 시간도 가졌다. 일부 팀원들은 하루 전에 미리 찾아가 주변 주민들을 대상으로 전도활동도 벌였다. 방문 교회 중에는 성도 수가 3명인 교회, 노숙자들을 위한 교회, 창립 105년이 된 작은 교회 등도 있었다.

이들 교회를 방문한 호산나교회 성도들은 한결같이 눈시울을 붉히며 “작은 교회를 도우러 갔다가 오히려 은혜를 받았다”면서 “성탄의 의미를 새삼 깨닫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또 “예수님께서는 화려한 건물이 아니라 이처럼 낮은 곳에 임하셨을 것”이라며 성탄의 의미를 되새겼다.

호산나교회는 지난해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따뜻한 성탄, 예수님이 기뻐하시는 성탄을 보내자”며 ‘따뜻한 동행’ 행사를 처음 시작했다. 첫 행사 때는 1254명이 107개 교회를 방문해 교회별로 30만원의 후원금과 10㎏짜리 쌀 10포대씩을 전달했다. 올해는 참가자와 지원규모가 배 가까이 늘어났다. 김진환 호산나교회 부목사는 “작은 교회를 직접 방문하지 못하는 성도들은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섬기는 ‘사랑의 선물나눔’ 행사에 동참했다”며 “앞으로 ‘동행’과 ‘나눔’ 바이러스가 불꽃처럼 번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호산나교회는 이 프로그램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다양한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6월에는 작은 교회 3곳의 목회자 부부를 초청해 부산 투어와 함께 푸짐한 선물을 전달했다. 초청받은 목회자들은 호산나교회 예배 때 설교를 맡아 말씀을 전했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강단 교류도 이뤄졌다. 호산나교회는 올해 더 많은 작은 교회 목회자들을 초청할 계획이다.

이 행사를 처음 제안한 홍민기 목사는 “어린 시절 작은 시골교회에서 목회하며 힘들어하시던 아버지의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면서 “이 프로그램이 전국으로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