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곳에 수평으로 보이는 황금빛과 붉은빛, 약간의 간격을 두고 보이는 파란빛이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연상시키면서 고요함을 불러온다. 또 다른 그림에선 언젠가 여행지에서 봤을 법한 옅은 보라가 섞인 멋있는 하늘빛이 나타난다. 원로 조각가 최종태의 파스텔 그림들이다. 반세기 넘게 인물 조각에 매달린 작가가 이번에 ‘빛·사랑·기쁨’이라는 제목의 전시회를 연다. 파스텔 빛으로 그린 다양한 구도의 작품을 선보인다.
파스텔화 30여점으로 평화와 사랑을 전한다. 작가는 “빛은 사랑이고 생명의 어머니다. 텅 비어 있으면서 기쁨으로 충만한 곳이 있으니 언어로 형상할 수가 없는 곳”이라고 한다. “검은 바다 위로 길게 붉은빛이 수평선을 그리고 그 추억이 긴 여운으로 남았다”며 여행에서 돌아올 때 저녁 비행기가 도착하는 순간도 그렸다. 채색나무 조각과 브론즈도 내놓았다. 인간 내면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여성 인물의 이미지가 푸근하다.
이광형 선임기자
[그림을 여는 아침] 빛·사랑·기쁨
입력 2014-12-29 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