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시] 바늘

입력 2014-12-27 02:09

한광구(1944∼ )

나도 바늘이 되어야겠네.

몸은 모두 내어 주고

한 줄기 힘줄만을 말리어

가늘고 단단하게

꼬고 또 꼬고

벼루고 또 벼루어

휘어지지 않는 신념으로

꼿꼿이 일어서

정수리에

청정하게

구멍을 뚫어

하늘과 통하는

길을 여는

나도 바늘이 되어야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