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와 국제유가 하락 등 악재가 겹치면서 국내 기업 매출액이 2분기 연속 줄었다. 특히 전기·전자 업종은 전 분기에 이어 또다시 매출 감소 폭탄을 맞았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3분기 상장기업 경영분석’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업들의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2009년 2분기(-4.0%) 이후 최저치다. 지난 2분기에도 2.9% 줄어든 기업들의 매출액은 3분기에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제조업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줄어 5년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기업들의 매출액이 계속해서 뒷걸음질치는 이유는 원화 강세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같은 물량을 수출했더라도 원화로 환산한 매출액은 줄어들게 된다.
여기에 스마트폰 판매 부진이 겹치며 국내 대표업종인 전기·전자(IT) 매출액이 3분기 13.7% 줄었다.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낸 것이다. 지난 2분기에도 9.6% 매출액이 줄어든 데 이어 2개 분기 연속 매출이 대폭 줄어드는 위기를 맞았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국내에서 정제해 수출하는 석유제품 가격이 내려가자 석유·화학업종 매출액도 4.9% 감소했다.
수익성도 나빠졌다. 3분기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4.2%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9% 포인트 낮다. 지난해 3분기에 1000원어치를 팔아 51원을 남겼던 기업들이 올해는 42원만 손에 쥐었다는 뜻이다. 스마트폰 판매 부진에 IT업종 영업이익률은 1년 전보다 3.3% 포인트 하락한 5.8%에 그쳤다. 자동차업종은 원화 강세와 파업의 영향으로 영업이익률이 6.3%에서 3.7%로 떨어졌다.
과거 환율이 높을 때 원유를 사다가 쌓아뒀던 석유·화학 업종은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액 감소로 영업이익률이 3.4%에서 2.3%가 됐다. 저가 수주 등의 여파로 조선업의 마이너스 영업이익률(-10.7%)은 올해 1분기(-2.3%) 2분기(-5.0%)에 이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선정수 기자
원화 강세·저유가의 덫… 기업 매출, 2분기 연속 추락
입력 2014-12-27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