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선교활동 중인 김선수(49·사진) 선교사는 최근 시드니에서 무슬림에 의한 인질극이 발생한 뒤 무슬림 선교에 대한 각오를 다지게 됐다. 그는 “이슬람국에선 무슬림에게 복음을 전하지 못하지만 호주에선 가능하지 않느냐”며 “호주에 무슬림이 많아지고 있는 것도 선교를 위한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했다. 김 선교사는 “이번 인질극 사태로 상처받은 호주가 빨리 회복되고 이를 계기로 호주 내 무슬림 선교가 탄력을 받을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28일 선교편지를 통해 밝혔다.
호주 무슬림은 40만명(정부 추산)으로 호주 전체 인구의 2.2%를 차지하고 있다. 인구 증가율의 경우 호주 무슬림은 현지인의 3배 가까이 된다.
김 선교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소속 선교사로 학생신앙운동(SFC) 간사로 활동하다 1992년 호주로 건너갔다. 중국인 선교사와 결혼한 뒤 호주 브리스밴에서 아가페 국제 교회를 개척했으며 중국인, 대만인, 무슬림, 힌두교인 등을 대상으로 영어를 가르치며 복음을 전하고 있다.
김 선교사는 인질극이 벌어진 지난 15일(현지시간)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호주 시드니에 있는 한 학생으로부터 ‘선교사님! 큰일 났어요! 기도해 주세요, 테러리스트가 13명을 인질로 잡고 있습니다. 인질 중에 배지은 자매도 있어요. 이 자매를 위해 기도해주세요’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김 선교사는 가족과 함께 “아무도 다치지 않게 해 달라고, 특히 한국교포 자매를 보호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다행히 배씨는 탈출했지만 인질범을 포함해 3명이 사망했다.
당시 15세 큰딸이 잠에서 깨자마자 상황을 물었다. 김 선교사는 호주인 2명이 사망했다고 말했고, 큰딸이 크게 상심하는 것을 보고 “그래도 한국 자매가 살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큰딸은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느냐”며 크게 화를 냈다고 했다.
김 선교사는 “딸의 반응을 통해 자신이 호주에서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지만 이들을 사랑으로 품지 못한 모습을 발견했다”고 고백했다. “딸을 위로하기 위해 한 말이지만 여전히 내게 호주인은 남의 나라 사람이었던 거죠.” 이번 사태가 김 선교사에게는 또 다른 영적 각성의 계기가 된 것이다.
김 선교사는 “호주는 기독교 국가라고 하지만 실제 정기적으로 교회에 출석하면서 신앙생활을 하는 이들은 5%밖에 안 된다”며 “호주의 재복음화를 위해 한국교회의 기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병선 기자
김선수 선교사 “호주내 무슬림 선교 위해 기도해 주세요”
입력 2014-12-29 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