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어떤 책들이 독자의 마음을 흔들었을까.
이찬수 목사의 ‘붙들어주심’, 조정민 목사의 ‘Why Jesus(왜 예수인가)’, 유기성 목사의 ‘예수를 바라보자’가 올해 기독교 도서 베스트에 올랐다(표 참조).
㈔한국기독교출판협회(기출협)에서 매월 발행하는 ‘기독교 출판소식’이 26일 발표한 ‘2014 베스트 집계 50’을 보면, 이들 세 목회자의 책들이 나란히 1∼3위를 차지했다. 기출협은 국내 온라인 서점과 전국 기독교 서점들에서 보내온 베스트 도서 목록을 취합해 통계를 냈다.
룻기 말씀을 바탕으로 하는 ‘붙들어주심’은 우리를 붙드시고 결코 놓지 않으시는 ‘헤세드의 하나님’을 소개한다. 절망 가운데 있는 이들의 간증이 독자들로 하여금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한해 동안 회자된 책이다. 이 목사의 또 다른 책 ‘처음마음’ ‘오늘을 견뎌라’도 50위 안에 들었다.
‘Why Jesus(왜 예수인가)’는 ‘제대로 알아야 제대로 믿을 수 있다’는 진리를 깨닫게 해준 책이다. 자유 기쁨 고난 부활 등 12가지 키워드를 통해 왜 예수님을 믿어야 하는지, 영적인 세계로 초대한다. ‘예수를 바라보자’는 페이스북에서 소통했던 내용들을 옮겨놓은 책이다. 주님의 임재 가운데 사는 그리스도인들의 평안을 느낄 수 있다.
또 눈에 띄는 책이 김남준 목사의 ‘서른통’이다. 서른살 즈음에 놓여 있는 교회 젊은이 30여명과 세 번에 걸친 좌담회에서 김 목사는 그들이 품고 있는 현실적 고민, 갈등을 마주했다. 그리고 그들의 통증에 대한 답들을 풀어낸 게 이 책이다.
순위에는 없지만 채의숭 장로의 ‘주와 함께 하라’, 이애실 사모의 ‘어? 성경이 읽혀지네’, 김동건 교수의 신학이야기 ‘모든 사람에게’, 곽희문 선교사의 ‘복음이면 충분합니다’ 등도 꾸준히 관심을 받고 있다.
예년에 비해 올해는 해외 저자들보다 국내 저자의 책들이 강세를 보였다. 최장 스테디셀러를 기록중인 오스왈드 챔버스의 ‘주님은 나의 최고봉’이나 게리 채프먼의 ‘5가지 사랑의 언어’를 빼면 10위권에 든 외국인 저자는 ‘팬인가 제자인가’를 쓴 카일 아이들먼이 유일하다.
기출협 최승진 사무국장은 이와 관련, “2012년까지 기독교 베스트셀러 시장에서 번역물이 차지한 비중은 40%에 육박했는데, 지난해부터 그 비중이 조금씩 줄더니 올해에는 28%에 그쳤다”며 “기독 출판사들이 새로운 번역서를 내는 데 소극적이었음을 엿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국내 저자들의 비중은 대체적으로 늘었지만, 저자 대부분이 목회자나 신학자에 국한돼 저자 발굴에 대한 아쉬움을 남긴 한해였다.
올해 기출협에 등록된 신간은 총 878종이었다. 간증집을 비롯한 신앙일반이 총 218종으로 여전히 출판 강세를 보인 가운데, 설교·강해(114종), 신학일반(61종)이 그 뒤를 이었다. 이밖에 시·소설·수필(55종), 경건생활·기도(49종), 전도·선교(46종), 성경공부(38종), 성서신학(23종) 등 출판의 다양화가 이뤄졌다. 그간 뜸했던 시나 소설, 수필 분야에서 책들이 나오면서 모처럼 기독 문학계가 기지개를 켰다.
그럼에도 여전히 책은 팔리지 않았다. 최 사무국장은 “2010년까지 매해 1000종 이상을 월간지에 소개했던 것에 비하면 갈수록 신간들이 줄고 있다”며 “이는 장기불황이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2014년이 가기 전, 양질의 신앙서적 한권씩만 읽어보는 건 어떨까. 영적인 충만함뿐 아니라 다양한 삶의 가치도 얻게 될 것이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2014년 어떤 책으로 영성 키웠나요
입력 2014-12-27 0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