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과 함께하는 성탄절 연합예배’가 25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 세월호합동분향소 앞 야외무대에서 열렸다.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정의평화기독인연대 등 30여개 기독교사회운동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한 예배에는 세월호 유가족 10여명 등 총 500여명이 참석했다.
예배는 소망 기쁨 사랑 평화 구원의 의미를 가진 5개의 초에 불을 붙이며 시작됐다. 기도를 맡은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박제민 간사는 “우리는 돈 버는데 골몰하고 주말을 어떻게 즐길까 신경 쓰느라 아무 죄 없이 살해당한 어린 양 같은 세월호 유가족을 위해 충분히 울지 못했다”며 “우리가 조금 더 울게 해 달라”고 간구했다. 한국기독청년협의회 안현아 목사는 “우리 기독교인 모두가 주님처럼 고난 받는 이들의 친구가 되길 원한다”며 “이 땅이 샬롬의 세상이 될 수 있도록 우리에게 용기와 지혜를 달라”고 기도했다.
함께여는교회 방인성 목사는 ‘정의를 세우고 평화를 이루자’는 제목의 설교에서 “성탄절은 온갖 탐욕과 거짓이 극성인 이 땅에 정의의 선물을 주신 날”이라며 “정의가 승리한다는 선물을 가지고 일어서서 탐욕과 거짓을 물러나게 하자”고 말했다.
이어진 성찬례에서는 세월호 유가족 9명이 직접 집례위원으로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참석자들은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 떡과 포도주를 나누며 예수의 탄생을 축하했다.
예배 참석자들은 함께 호소문도 발표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명명백백히 밝혀지도록 끝까지 함께 해 달라. 세월호 참사를 통해 드러난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외쳤다.
앞서 오전에는 대한성공회 나눔의집이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케이블방송 씨앤엠(C&M) 해고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성탄예배를 드렸다. 설교에 나선 수원 나눔의집 원장 양만호 신부는 “‘말씀이 참 빛’이라는 성경구절에서 말씀과 빛은 우리가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던, 우리에게 생명을 준 고향”이라며 “우리가 그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꿈꿔 본다”며 해고 노동자들을 위로했다.
안산=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
세월호 유가족 예배 “충분히 울지 못했다” 반성… 고통받는 이웃들과 함께 거리의 성탄예배
입력 2014-12-26 04: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