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로다.”
25일 서울 동대문구 황물로 다일공동체(대표 최일도 목사) 밥퍼운동본부에서 열린 ‘거리성탄예배’에는 독거노인과 노숙인, 자원봉사자 등 2800여명이 모여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했다. 처지와 행색은 달랐지만 모두의 얼굴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서울 신림동에서 온 이진국(83) 할아버지는 “추운 날씨 탓에 집 밖으로 나서는 것이 두려웠지만 오늘은 예수님이 오신 좋은 날이기에 예배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성탄메시지를 전한 최일도 목사는 “사람과 소통하기 위해 태어나신 예수님은 스스로 낮아지셨고, 특히 사회로부터 외면·핍박받는 이들을 돌보셨다”며 “오늘도 기본적인 인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소외된 사람들이 존재하기에 예수의 사랑을 실천할 손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가난한 이웃을 품고, 그들의 ‘밥’이 되기 위해 오신 예수 그리스도처럼 다일공동체도 국내외에서 복음과 밥을 전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참석자들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전 교육훈련원장 이근복 목사의 인도에 따라 “이 땅에 소외된 이웃과 북한동포에게도 동일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평화가 전해지길 바란다”고 기도했다.
정계 인사들도 참석해 성탄을 축하했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 원혜영 의원과 새누리당 김문수 보수혁신특위원장,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 등은 다일공동체가 진행하고 있는 ‘생명의 쌀 이어가기 운동’에 동참했다. 이 운동은 쌀 기부를 독려하고, 기부 받은 쌀을 다일공동체 7개 해외분원(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네팔 탄자니아 우간다)에 전달해 빈민구제사역을 지원하는 것이다.
참석자들은 최 목사의 선창에 따라 세계인권선언문을 함께 낭독하고, “모든 사회 구성원이 사람답게 사는 사회가 되도록 노력하자”고 다짐하며 예배를 마쳤다.
예배 후에는 독거노인과 노숙인들에게 방한복과 목도리, 장갑과 양말, 도시락을 전달했다. 노숙인 이영택(가명·54)씨는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것 같다”며 “덕분에 든든하게 겨울을 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뻐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독거노인·노숙인 등 2800여명 참석 인권선언 낭독… 고통받는 이웃들과 함께 거리의 성탄예배
입력 2014-12-26 02:30